금융당국 “감사인, 회계부정에 대한 합리적 의심도 감사기구에 보고해야”

입력 2019-12-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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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감사인)은 기업 감사 중 회계부정에 관한 합리적인 의심만 제기될 때도 기업 내부감사기구에 통보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회계부정 조사 관련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

신외부감사법은 회사의 회계처리 위반 발생 시 내부감사기구가 수행해야 할 역할을 구체화해 규율하고 있다. 회계부정 발생 시 감사인이 기업의 내부감시기구에 통보하는 것 외에 감사기구가 외부전문가를 선임해 조사하고 증권선물위원회와 감시인에 보고하는 의무가 추가된 것이다.

하지만 제도 시행 초기로 시장 인식이 낮은 상황에서 모든 위반에 대해 외부전문가의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비쳐 기업의 비용 부담 증가 등 우려가 있었다.

이에 금융위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감사인이 내부감사기구에 통보하는 대상은 회계처리기준 위반이 '회계부정'으로 인한 것으로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사항으로 구체화됐다.

회계부정은 고의적 위반행위일 경우로 정의하며, 중요성 판단은 감사인이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다고 판단 시 해당 결론에 도달한 근거와 평가내용 등을 내부감사기구에 제시해야 한다. 또 통보 범위는 확인한 회계부정뿐만 아니라 회계부정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이 제기되는 사항도 포함된다.

내부감사기구는 외부전문가 선임 전에 경영진 내부조사 및 자진시정을 먼저 고려해야 하지만 경영진의 내부조사가 객관성ㆍ적격성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고 판단될 때 외부전문가를 선임해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구체적인 경우는 △경영진이나 회계, 자금, 재무보고 담당자가 연루 가능성이 있는 회계부정 △경영진에 대한 중요한 보상이나 연임을 위한 목적으로 재무제표를 왜곡하는 회계부정 △상장 또는 금융관계기관 등과의 차입계약 유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재무제표를 왜곡하는 회계부정 △무자본 M&A나 회사 인수 전후의 자금 조달 또는 자금 유용과 관련이 있는 회계부정 △특수관계자와의 승인되지 않은 자금거래 등 관련 회계부정 △문서를 위조하거나 훼손 또는 거짓 진술 등 외부감사인의 감사를 방해하는 행위가 의심되는 경우 등이다.

아울러 내부감사기구는 조사 관련 주요 사항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며, 조사를 감독할 의무 및 권한을 보유한다. 하지만 조사범위, 방법 등이 조사목적 달성을 위해 합리적인 수준인지에 대해 경영진과 사전협의하고 관련 내용을 문서화해야 한다. 또 적절하고 충분한 조사를 위해 조사계획의 수립, 조사방법의 결정 등에 대해 감사인과 충분히 협의할 필요가 있다. 회계부정이 과거 재무제표 위반과 관련된 경우에는 해당 재무제표를 감사한 과거 감사인에게 관련 내용을 통보해야 한다.

내부감사기구는 회계부정에 대한 조사결과 및 시정조치 결과를 즉시 증선위와 감사인에게 제출해야 한다. 회사에 조사결과에 따른 시정을 요구하고 조사결과 및 시정조치의 충분성 등을 평가하고 문서화해야 한다.

감사인은 내부감사기구가 제출한 회계부정 조사결과와 회사의 시정조치가 충분하고 적절한지 평가하고 문서로 만들어야 한다. 조치가 충분하고 적절치 않을 때는 감사인이 내부감사기구에 재조사 등을 요구하고, 이후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감사의견의 변형을 고려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으로 회계부정 조사 시 디지털포렌식 활용 등 외부전문가를 선임해야 하는 사례가 명확해졌다"며 "회계부정 조사 관련 내부감사기구와 감사인의 역할과 책임을 구체화함으로써 실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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