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일만에 대출 제한에 금리까지 올려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마저 대출 제한에 금리까지 올려 서민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역마진으로 적자가 커져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방만 경영부터 없애 적자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지적도 함께 일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임주재 사장은 지난 달 21일 “주택금융공사의 존립이유는 서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서민들의 주거를 책임지는 평생금융친구가 되겠습니다.”고 취임 1개월을 맞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1일부터 보금자리론에 대해 상환 또는 보존 용도일 경우 보금자리론 취급을 금지하는 내용의 공문을 시중은행에 보냈다. 이에 따라 주택 구입 후 3개월이 지나 대출을 받는 경우(보전용도)와 시중은행에서 일반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고 보금자리론을 받는 경우(상환용도), 전세를 줬던 주택에 본인이 입주하기 위해 받는 용도의 대출은 받지 못하게 된다.
이와 함께 11일부터 온라인전용 주택담보대출인 ‘e-모기지론’의 금리할인 혜택을 0.2%에서 0.1%로 줄인다. 현행 연7.05%~7.30%에서 7.15%~7.40%로 오르게 된다. 지난 8월14일에는 보금자리론 금리는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역마진으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자본잠식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관계자는 “주택금융공사가 월평균 보금자리론 판매액이 4000억여원 정도 되는데 그 중 이번에 제한한 대출 부분은 20%가 채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월 800억원 정도의 대출에서 역마진이 발생해 생기는 손실은 월 4억원 미만이 되지 않겠냐”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주택금융공사는 대출 채권으로 유동화증권(MBS)을 발행해야 손실이 확정되는데 아직은 손실이 확정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자본금을 확충해 요즘같이 시장이 불안할 때는 보유하고 있다가 안정되면 팔아서 손실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결혼을 앞둔 한 직장인은 “주택 구입 후 전세를 주다가 결혼과 동시에 들어가 살려고 보금자리론을 알아보려고 했는데 이것도 막히게 된다고 하니 걱정”이라며 “손실이 커서 대출을 제한한다고 하는데 평소 방만한 경영으로 지적돼 오던 공사 스스로 적자를 줄이기 위해 내부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한편 감사원은 지난 7월 21일 직원 1인당 컴퓨터(데스크탑 또는 노트북)를 배정해 사용하고 있는데도 노트북 377대(5억3400만원)를 구입해 전 직원에게 지급한 사실을 지적한 바 있다. 또 미혼직원들을 위해 아파트 16채를 임차하고 보증금과 관리비 등을 지원한 것으로 밝혀져 감사원에 주의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