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은퇴대국] 이세돌 9단, 국산 바둑 AI 한돌과 첫판서 92수 만에 '불계승'…"또 78수가 '신의 한 수'?"

입력 2019-12-1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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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18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 제1국에서 2점을 놓고 있다. 이세돌 9단은 이날 한돌을 상대로 92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이세돌 9단이 국산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 한돌과 치른 자신의 프로기사 마지막 은퇴 대국 1국에서 '불계승'했다. 한돌의 어이없는 실수가 승부를 갈랐다.

이세돌 9단은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제1국에서 92수 만에 흑 불계승했다.

불계승이란 바둑에서 대국 도중 한쪽이 패배 의사를 표명하면 계가를 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상대가 기권했을 경우 이뤄진다. 이날 대국에서는 바둑 AI 한돌이 92수 만에 기권을 하며 이세돌 9단의 불계승이 된 것이다.

이세돌 9단은 이날 대국을 마친 뒤 진행된 인터뷰에서 "2점을 놓고도 7집 반 덤이 있기 때문에 어려운 승부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준비를 많이 했는데 다소 허무하다"라며 "내일이나 21일 열리는 2, 3국에서 한돌이 조금 시간은 없겠지만,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돌의 개발자는 "솔직히 말해서 전혀 예상을 못 한 상황이다. 이세돌 9단의 78수를 한돌이 그쪽 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세돌 9단이) 너무 대단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앞서 이세돌 9단은 2016년 세계 최고 바둑 AI '알파고'와의 대국에서도 제4국에서 78수가 '신의 한 수'로 꼽히며 승리했다.

이날 대국에서도 이세돌 9단의 78수는 결정적 한 수로 꼽혔다. 2점을 깐 상태로 불리한 형국에서 시작한 한돌은 대국 초반 예상 승률이 10% 안팎에서 출발했으나 우변 흑돌을 공격하면서 30%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의 78수째 이후 한돌의 예상 승률은 14%대로 급격히 떨어졌다. 이후 한돌은 잇따라 황당한 수를 내놓았고, 이세돌 9단은 여유 있는 표정을 보이면서 결국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에 대해 이세돌 9단은 "알파고 대국과는 다른 게 당시 78수는 받으면 안 되는 수였다. 반면, 오늘 한돌과의 대국에서 78수는 당연한 한 수였는데 한돌이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의아하다"고 답했다.

이날 승리로 이세돌 9단은 기본 대국료 1억5000만 원에 승리 상금 5000만 원을 챙기게 됐다. 남은 두 차례의 대국 결과에 따라 이세돌 9단이 은퇴 대국에서 챙길 수 있는 상금은 3억 원까지 늘어난다.

한편, 이세돌 9단은 한돌과의 1대국 승리로 19일 치러지는 2국에선 호선으로 정면 대결을 한다. 2대국에서도 이세돌 9단이 승리하면 3국에서는 한돌이 흑을 잡고 두 점을 먼저 깐다. 반면 이세돌 9단이 2국 호선에서 패한다면 3국은 다시 이세돌 9단이 두 점 먼저 두는 접바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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