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으로 밖으로 떠돌다가 죽음을 앞두고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 에드어드 블룸. 아버지는 거인을 정복하고, 아름다운 인어와 사귀었으며, 진실을 꿰뚫어 보는 유리 눈의 노파를 만나고, 홍수를 잠재우고, 전장에 나가 수많은 사람들을 구하는 영웅이었다. 집 밖에서는 그런 대단한 모험을 하는 영웅이지만 집에만 오면 왠지 왜소하고 낯설어 보이는 아버지였다.
아들 윌리엄은 아버지가 어렸을 때부터 들려준 이야기를 근거로 아버지의 삶을 신화처럼 재구성한다. 이제껏 아버지는 그에게 현실 속의 인물이라기보다는 마치 고대 그리스나 로마 신화 속의 영웅처럼 상상적 신화 속에만 존재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에드워드가 아들에게 들려주었던 무용담은 실제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꾸며낸 것인지 알 수 없다.
윌리엄은 이야기들의 진실성은 부인한다 할지라도 그 이야기들을 스스로 되풀이하면서 그것은 아버지의 세계를 이해하는 작은 창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들은 아버지의 위대함, 그리고 실패를 이해한다. 그의 삶의 무대에서 오직 ‘조연’이었던 아버지, 그 아버지도 한때는 청년이었고 소년이었고, ‘아버지’라는 이름에 가려졌던 한 남자, 인간이었다는 것을 새롭게 발견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작가들이 소재로 삼았던 아버지를 찾는 여정을 신선하고 색다른 필치로 보여주는 세계적인 작가 대니얼 월리스의 소설 ‘빅 피쉬’. 뮤지컬 ‘빅 피쉬’와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빅 피쉬’의 원작이다. 사건 및 인물의 리얼리즘적 묘사와 환상문학의 요소들, 흔히 꿈ㆍ신화ㆍ동화에서 끌어낸 요소들을 결합한 마술적 사실주의 기법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