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ㆍ운송ㆍ반도체 실적 전망 ‘맑음’…미중 합의ㆍ기저효과

입력 2019-12-1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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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미중 무역 분쟁이 불확실성 해소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그간 무역 분쟁 영향으로 부진했던 업종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45개 업종(에프앤가이드 산업 분류 기준) 가운데 43개 업종은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에 더해 글로벌 교역 둔화와 수출 감소를 초래했던 미중 무역 분쟁이 우선 일단락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미중 양국은 지난해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시작한 지 17개월 만에 1단계 무역 협상에 합의했다고 13일(현지 시간) 공식 발표했다.

올해 대비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전력 업종이다. 전력 업종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3180억 원으로 올해(2494억 원)보다 1230.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358.1%로 전망된 전기장비 업종이 뒤를 이었고, 조선(288.5%), 항공운수(278.7%), 부동산(176.5%), 반도체 및 관련 장비(129.8%) 등 순이었다.

특히 조선ㆍ항공ㆍ반도체 등 경기 민감 업종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미중 무역 분쟁의 영향이 컸던 만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 또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조선 업종 기업의 내년 영업이익 합계는 13일 기준 8259억 원으로 올해(2126억 원)보다 288.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별로 보면 한국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이 95.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고 현대미포조선 역시 영업이익이 15.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연간 영업적자에서 내년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 업종은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교역량 감소와 국제해사기구(IMO) 신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수주 부진에 시달려왔으나,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의 선박 수주량이 다시 증가하면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추세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 미중 무역 분쟁이 완화하거나 전격적으로 해소된다면 교역량이 증가하면서 곧 선박 발주가 늘어나는 회복 사이클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항공운수 업종 역시 대한항공(180.3%)의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흑자 전환하면서 내년 업종 영업이익(5천808억원)이 올해(1천533억원)보다 278.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에서는 운송·항공 등 무역분쟁주(株)를 기피하는 흐름이 나타났다"며 "올해 글로벌 교역량 감소로 대형항공사(FSC)가 부진한 가운데 일본 수요 공백이 발생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도 함께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여기에서 투자 역발상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내년에는 글로벌 교역량의 반등이라는 관점에서 항공·해운주 비중 확대가 합리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업종(129.8%) 역시 내년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가격 반등과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 투자 확대 등 호재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 분쟁 완화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도 커진 영향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는 투자심리를 개선할 뿐 아니라 소비·생산·투자 등 경기 전반의 모멘텀 개선 속도를 올릴 것"이라며 "향후 합의 과정에서 리스크 요인은 잔존하나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단기간 내에 잡음이 부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짚었다.

한편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코스피 기업 173곳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158조57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전망치(124조8728억 원)보다 27% 늘어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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