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빅딜 리뷰] ①막판 뒤집기로 주인 바뀐 롯데 금융사 매각

입력 2019-12-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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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다 잡았다 놓친 한앤컴…기회 잡은 MBK

2019년이 저물고 있다. 올 한 해도 인수ㆍ합병(M&A) 시장의 '빅딜'로 기업이 새 주인을 찾고 산업 구조가 재편됐다. 사모펀드(PEF)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새해를 맞이하기에 앞서 올해 시장에서 화제의 중심에 있던 대형 M&A를 되짚어본다.

롯데 금융계열사 매각은 올해 초부터 M&A 시장의 중심에 있던 주요 딜이다. 롯데그룹은 지주사 전환으로 공정거래법에 따라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를 처분하기 위해 매각을 추진했다.

롯데카드 본입찰에는 하나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했으며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이 롯데카드를 인수했다. 롯데손보 본입찰에는 JKL파트너스와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재무적 투자자(FI)만이 참여했으며 JKL파트너스가 최종 승자에 올랐다.

롯데카드는 2006년 LG카드(현 신한카드) 이후 13년 만에 나온 대형 카드사 M&A 매물로 금융지주사의 관심을 받았으나 대형 사모펀드의 대결이 두드러졌다. 특히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가 엎치락뒤치락하며 희비가 엇갈렸다는 점은 두고두고 회자될만하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본입찰 무렵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첫 금융업 투자에 도전한 한앤컴퍼니가 공격적인 베팅으로 MBK파트너스를 꺾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냈다. 한앤컴은 본입찰에서 MBK파트너스보다 2000억 원가량 더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는 과거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법적 이슈에 휘말리면서 다 잡은 고기를 놓쳤다. KT새노조와 시민단체가 KT가 한앤컴퍼니의 엔서치마케팅(현 플레이디)을 인수하던 과정을 문제 삼아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를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승인에 차질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공정거래법상 기한 내에 매각을 마무리해야 하는 롯데는 이에 부담을 느꼈다. 결국 차순위협상대상자였던 MBK파트너스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변경되면서 판세가 뒤집혔다.

한 대표는 이후 검찰로부터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으나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한앤컴퍼니의 자리는 사라진 뒤였다. 한앤컴퍼니의 첫 금융업 투자는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은 '어부지리'로 찾아온 기회를 잡아 롯데카드 지분 79.83%를 약 1조3800억 원에 인수했다. MBK파트너스가 약 60%, 우리은행이 약 20%를 보유하며 롯데그룹도 20%를 가진 소수 주주로 남는다. 10월 금융 당국의 승인으로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매각은 최종 클로징을 마쳤다.

롯데손해보험 매각은 사모펀드 간 각축전이 펼쳐진 끝에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 지분 53.49%를 3734억 원에 인수했다. 롯데지주는 협력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호텔롯데가 가진 지분 5%를 계속 보유한다.

한편 올해 초 매각을 보류한 롯데캐피탈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금융계열사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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