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정영훈 IP 전문 변호사 “분쟁 땐 막대한 비용 소모…철처 대비해야”

입력 2019-12-11 10:33수정 2019-12-1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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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 침해, 손배소 등 굵직한 소송 승소…1심 패소 사건 맡을 때 능력 빛나

(법무법인 바른)

지식재산권(IP)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국가 간 IP 거래 시장은 1986년 104억 달러에서 2017년 기준 약 4000억 달러로 38배가량 치솟았다. 이런 흐름에 속에 특허권과 상표권, 영업비밀 등 IP를 둘러싼 기업 간 법적 분쟁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IP 전문가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업무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는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변리사 자격을 보유한 변호사는 4474명이다. 이 중 집합교육 200시간 등 변리사 의무연수를 이수한 변호사는 150명에 불과하다.

법무법인 바른의 IP 그룹 소속 정영훈 변호사는 변리사 출신으로 특허법인에서 5년간 경험을 쌓았다. 이후 IP 분야 전반에 걸친 전문가가 되기로 마음먹고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그는 IP 전문 변호사 겸 변리사로 8년 가까이 활동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굵직한 IP 관련 분쟁에서 연달아 승소했다. 발전소 설계 용역사가 한국남동발전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완벽한 승소 판결을 끌어내기도 했다. 당시 대법원은 영업비밀에 관한 묵시적 이용허락의 법리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지상파와 지역방송사들을 대리해 케이블TV사업자(SO)들을 상대로 제기한 재송신료(CPS)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도 승소했다. 이 소송은 일부 SO가 지상파 등의 방송 신호를 잡아 자사 채널에 무단으로 재송신한 데서 비롯됐다. 1심은 서울과 울산 등 4개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됐는데 법원의 판단이 서로 달랐다. 어지러운 공방이 펼쳐진 가운데 정 변호사는 항소심 법원에서 전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정 변호사의 능력은 1심 패소 사건을 맡을 때 가장 빛난다. 일례로 정 변호사는 해외 상표권자의 독점수입 및 판매권을 갖고 장사를 하다 계약이 종료된 후 재고품 처리 문제로 상표권 침해 다툼을 겪은 A 사의 사건을 대리해 역전극을 만들어 냈다.

A 사의 1심 대리인은 해당 의류가 진정상품 병행수입품이므로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는 주장만 하다 패소했다. 그러나 정 변호사는 이 사건의 맥락을 상표권 소진 여부로 짚었다. 이미 수입해 보관한 옷에 대해서는 상표권 소진이 일어나 침해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해 승소했다. 결국 의뢰인은 수십억 원 상당의 재고를 판매하게 됐다.

정 변호사는 IP 법률 자문과 송무를 맡으면서 기업 실무자들의 어려움을 목격했다. 이에 최근 기업 IP 실무자를 위한 ‘지식재산 실무해설’을 발간했다. 정 변호사는 “대부분 법률 서적이 어려운 표현으로 기재돼 있고 분량이 방대하다”며 “실무자들이 IP 관련 실무의 전반적인 틀을 잡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IP 분쟁이 벌어진 뒤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며 “기업은 타인의 특허권 침해 여부를 다투는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해당 기술을 사업화하기 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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