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결혼식' 웨딩플래너 자처한 LH… 지금까지 228쌍에 결혼식 지원

입력 2019-12-1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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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식 LH 사회공헌단장 "지원 대상 입주민 더 늘릴 것”

지난 10월 30일, 경남 진주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에선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못 올리고 살아왔던 미혼례 부부 스무 쌍이 이날 드디어 저마다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차려입었다.

이들이 사는 임대주택을 관리하는 LH가 주선한 합동결혼식 ‘행복한 동행’을 통해서다. LH는 결혼식장뿐 아니라 결혼식에 필요한 예복과 예물, 웨딩앨범, 피로연, 제주도 2박 3일 신혼여행까지 모두 지원했다. 주례는 변창흠 LH 사장이 직접 맡았다.

이날 늦깎이 결혼식을 올린 부부들은 저마다 애틋한 사연을 갖고 있어 감동은 더욱 컸다. 남편 A씨는 치매에 걸린 장모가 기억을 완전히 잃기 전에, 장모에게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행복한 동행에 지원했다. B씨는 교통사고로 오랫동안 고생하다 얼마 전 일상에 복귀한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나섰다. LH 측은 모든 부부가 결혼식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각 부부의 사연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이날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 가운데 한 명은 “살고 있던 전셋집에 곰팡이가 펴 아이의 건강을 걱정할 찰나에 LH 매입임대주택에 당첨되어 쾌적한 환경에서 아이를 키워 너무 기뻤는데, 이렇게 LH로 인해 결혼식까지 치르게 되어 매우 행복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변 사장은 “더욱더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꾸려나가실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혼부부들의 앞길을 축복했다.

LH는 2004년 행복한 동행을 처음 시작했다. 행복한 동행 준비를 총괄한 임도식<사진> LH 사회공헌단장은 “서민들을 위한 아파트 공급, 주거 복지 등 LH 본연의 사업에서 나아가 그들의 행복한 가정생활까지 지원하는 것이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해 매년 입주민들을 위한 결혼식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딸의 신청으로 수십 년만에 결혼식을 올리게 된 어느 부부의 사연을 소개하며 특히 흐뭇해했다.

지금까지 미혼례 부부 228쌍이 행복한 동행을 통해 늦깎이 결혼식을 치렀다. 그동안 행복한 동행은 LH의 간판 사회공헌사업으로 자리잡았다. 더 많은 부부를 돕기 위해 올해부터는 지원 대상도 국민·영구 임대주택 입주민에서 매입 임대주택 입주민으로까지 확대했다. LH는 특히 저소득층과 다문화 가정, 새터민, 장애인 가구 등 소외계층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행복한 동행에선 지역 주민들도 또 다른 주인공이다. 늦은 만큼 더 많은 지역 주민들의 축하를 받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결혼식을 만들기 위해서다.

특히 올해 행복한 동행은 뮤지컬 웨딩으로 꾸몄다. 결혼식 중간중간 클래식 공연과 뮤지컬 갈라쇼를 접목해 결혼식의 감동과 재미를 더했다. 또 식장 바깥엔 캘리그라피 책갈피 만들기, 부엉이 인형 만들기, 비즈 공예 등 여러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LH는 지역 주민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행사 시간도 당기고 피로연 식사도 더 풍성하게 마련했다. 임 단장은 “신랑·신부 가족과 지역 주민 등 하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LH는 앞으로도 행복한 동행 프로그램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입주민 부부와 지역사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로 만드는 게 목표다. 임 단장은 “행복한 동행을 통해 입주민들의 행복한 가정생활을 돕고 생활 만족도를 높여나가겠다”며 "앞으로도 소외계층과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는 역할을 꾸준히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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