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한국당 원내사령탑 승부 주목…‘투쟁파 vs 협상파’ 승자는?

입력 2019-12-0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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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색 옅어지며 표심 향방 혼전…‘황교안 리더십’ 중간평가 성격도

▲왼쪽부터 강석호, 김선동, 유기준, 심재철 의원.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색된 정국을 풀어갈 새 원내사령탑에 누가 오르게 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안건을 둘러싼 여야 대치 국면을 마주하게 된다는 점에서 향후 정국에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8일 한국당에 따르면 오는 9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경선은 △3선의 강석호 의원 △4선의 유기준 의원 △재선의 김선동 의원 △5선의 심재철 의원의 ‘4파전’으로 치러진다. 3선의 윤상현 의원도 출사표를 던졌던 후보 등록 마감일인 지난 7일 돌연 출마 선언을 철회하면서 최종적으로 4명의 후보가 경쟁하게 됐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특징은 예년과 비교해 ‘계파색’이 덜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지러진 원내대표 선거가 ‘친박(친박근혜)’과 ‘비박’의 대리전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선거는 상대적으로 계파 대결 양상이 흐릿하다. 실제 ‘비박’으로 분류되는 후보는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친박’ 의원을, ‘친박’으로 분류되는 후보는 ‘비박’ 러닝메이트를 각각 선택하며 계파색을 희석하고 있다. 대신 선거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을 태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임하는 각 후보의 전략이 소속 의원의 표심을 가르는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각 후보들의 시각은 크게 두 갈래다. 먼저 전임자인 나경원 원내대표처럼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며 양보없는 투쟁에 나서겠다는 ‘투쟁파’가 있다. 당 안팎의 평가를 종합하면 유기준 의원과 심재철 의원이 여기에 속한다. 두 의원 모두 출마선언문에서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과 공수처 법안을 강하게 비난하며 “통과를 막아 내겠다”, “싸우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강석호 의원과 김선동 의원은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얻을 것은 얻자는 ‘협상파’에 가깝다는 평가다. 강석호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우리 스스로 아무것도 손에 얻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서는 안 된다”며 “현실적이고 중도적인 협상가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야 5당 정치협상회의 실무자이기도 한 김선동 의원은 “최대한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 최대한 협상을 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 치열하게 대치해야 한다”며 ‘선(先)협상, 후(後)투쟁’을 분명히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보수대통합’ 논의에 대한 각 후보의 입장도 승부를 가를 수 있는 포인트다. 모든 후보가 보수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접근법에 있어서는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강석호 의원은 ‘정책 협의체’를 통해 통합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김선동 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 접촉이 아닌 ‘통합 테이블’을 구성해 보수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심재철 의원과 유기준 의원은 보수통합 접근방식에서도 비교적 강경하다. 심 의원은 “(다른 보수 정당에 대한) 흡수통합이 원칙이지만,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운 바 있다. 유 의원의 경우 구체적인 전략을 내세우기보다 황 대표와의 협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다만 유 의원이 ‘친박’이라는 점에서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과 유화적인 협상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아울러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처음으로 치러지는 당내 선거인 만큼 ‘지도부 리더십’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선거 결과에 다라 황 대표의 리더십과 향후 당 권력 지형이 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내 분위기가 친황 체제에 편승하는 쪽으로 쏠린다면 ‘친박·친황’으로 분류되는 유기준 의원이, 황 대표에 대한 견제심리가 더욱 크다면 ‘비박’으로 분류되는 심재철·강석호 의원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른바 ‘황심(黃心)’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 원내대표 경선은 오는 9일 오전 9시께 국회 본관에서 합동토론회와 함께 진행된다. 토론회에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후보들은 각자의 원내운영과 정책 등을 발표한 뒤 총선까지 한국당 원내전략을 지휘할 지도부를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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