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갈라서는 바른미래…실패로 끝낸 ‘제3정당’ 실험

입력 2019-12-0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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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혁신’ 중앙당 창당 발기인대회…당권파 “일탈적 창당 역겹다”

(사진=연합뉴스)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갈등을 겪어온 바른미래당이 마침내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은 8일 국회에서 중앙당 발기인 대회를 열고 ‘공정’, ‘정의’, ‘개혁적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신당 출범을 공식화했다. 당명은 ‘변화와 혁신’을 사용하되 향후 공모를 거쳐 정식 당명을 정하기로 했다. 연내 창당 작업을 완료를 목표로 하는 변혁은 신당 체제에서 내년 총선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신당은 우선 옛 바른정당 출신 의원을 주축으로 출발을 알렸다. 창당준비위원장으로는 하태경 의원이 선출됐으며 정병국·유승민·이혜훈·오신환·유의동·권은희·정운천·지상욱 의원이 공동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탈당을 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는 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 의원 등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은 일단 빠졌다. 유의동 공동단장은 이와 관련해 “패스트트랙 국면이 맞물려 있어 어떤 선택이 옳을지 상의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치권 외부에서는 박영준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한실 한림대 전 부총장, 김기영·김병문·김인규·오상근·유성식 교수 등 학계 인사들도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아울러 △고(故) 윤창호군 유가족 최명학씨 △프로게이머 ‘카나비’의 부모 서민중·이해성씨 △‘경찰총장’ 사건 공익신고자 방정현 변호사 △농업 청년벤처사업가 김연진씨 △로봇제조 벤처사업가 김경규씨 △ 청년정치언론 ‘헬로정치’ 대표 진상원씨 △청년단체 ‘당당위’ 대표 문성호씨 등이 참여했다.

변혁의 신당 출범이 공식화함에 따라 바른미래당은 1년 10개월 만에 다시 쪼개지게 됐다. 출범 당시 내세웠던 ‘대안 정당’, ‘제3지대’ 등 정치적 실험의 실패를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바른미래당은 지난해 1월 18일 바른정당의 유승민 의원과 국민의당의 안철수 전 의원이 ‘건전한 개혁보수와 합리적인 중도의 결합’을 산언하면서 출발했지만,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유 의원과 안 전 의원이 2선으로 물러나면서 급속도로 결속력이 약화돼 왔다.

이후 전당대회를 거쳐 손학규 체제에 들어간 이후에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지난 4월 재보궐 선거 참패 직후 불거진 지도부 책임론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을 거치며 거치며 ‘당권파’와 ‘비(非)당권파’의 분열양상이 최고조에 달했다. 8월에는 당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소용이 없었다. 급기야 이달 초 당 윤리위원회가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해 유승민, 유의동, 권은희 의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면서 파국에 마침표를 찍었다.

바른미래당은 변혁의 창당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변절자들의 일탈적 창당이 역겹다”며 “결국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을 가고야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당적은 유지한 채 신당을 만들려는 시도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없었던 해괴망측한 일”이라며 “바른미래당을 한 번이라도 더 생채기하려는 못된 심보”라고 말했다.

한편, 변혁에 속한 의원 15명이 탈당하면 바른미래당은 현역 국회의원이 8명으로 줄어들며 이렇게 원내 교섭단체의 지위를 잃게 된다. 손 대표는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 등 호남 기반 정치세력과 함께 ‘제3지대론’으로 총선에 대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앞서 비당권파가 신당창당 가능성을 시사할 때마다 “갈 거면 빨리 가라”고 반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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