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에 발목 잡힌 나라예산…‘관례적 합의’도 어려울 판

입력 2019-12-02 15:46수정 2019-12-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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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국당 패싱’ 카드 시사…“정기국회 내 반드시 처리”

▲19일 오전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김재원 예결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예결위 간사와 의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의 정부 예산안 심사가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한 것은 수개월간 지속된 여야 갈등으로 예산안 심사를 비롯한 국회 의사일정 전체가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예산안 심사가 기한 내에 이뤄지지 못할 경우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협상을 통해 처리하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꽁꽁 얼어붙은 정국 탓에 이조차도 어려울 전망이다.

국회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국회 처리는 법정 시한(2일)을 넘겼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전날에도 ‘3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간사 협의체’ 회의를 열었지만 제대로 된 예산 심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협의체는 애초부터 정부의 확장재정정책에 따른 ‘슈퍼 예산안’의 기조와 세부 항목을 놓고 여야 간 뚜렷한 이견을 보여 왔다. 이런 탓에 증액심사는 손도 대지 못했으며, 사흘 동안 1차 감액 심사에서 보류된 482개 안건도 다 심사하지 못한 걸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기준으로 물리적으로 시간이 남아 있긴 했지만 증액심사의 경우 각 지역의 사업예산을 첨예하게 다루는 만큼 현실적으로 하루에 마무리 짓기 힘든 사안이었다. 현재 정부 예산안은 예결위의 심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1일 0시를 기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상태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본회의에서 정부의 예산안을 확정해야 한다. 회계연도가 1월 1일 시작되므로 전년도 12월 2일까지가 의결 시한이다. 하지만 국회 선진화법이 처음 도입된 2014년 딱 한 번을 제외하면 국회는 매년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어겼다. 올해까지 포함하게 되면 5년 연속이다. 그나마 2015년과 2016년의 경우 시한 내에 여야 합의라도 도출했지만 이후로는 매년 처리 시점이 늦어지는 추세다.

과거 국회는 예산안은 법정처리 시한을 넘길 경우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협상을 통해 정부안 수정안을 만들어 뒤늦게라도 처리해 왔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추가 협상이 어려울 만큼 여야 대치 국면이 심각해진 상황이다. 한국당이 유치원 3법,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고, 민주당 또한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신청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예산안 협의를 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신청 철회 등 한국당 입장 변화를 며칠 기다리겠다는 방침이지만 한국당을 제외하더라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예산안은 필리버스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기국회에 선순위로 상정해 처리할 수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미 법정시한을 넘기는 것은 불가피하게 됐지만,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는 10일까지 반드시 내년도 예산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기한을 연장하더라도 감액·증액 심사를 마무리하자는 입장이다.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법정처리 시한에 맞춰 마무리되는 예결위의 활동시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야 합의 등의 중대한 계기 없이 활동시한 연장이 이뤄지긴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회 관계자는 “지금 상황은 예산안 심사보다 큰 틀에서 정국 갈등이 풀려야 다른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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