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얼마나 싸게 매수하느냐의 문제

입력 2008-09-0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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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코스피시장이 해외증시들의 혼조 분위기속에서 약보합세로 마감했습니다.

간밤 뉴욕증시(3일)는 공장주문이 5개월째 증가한 반면, 베이지북이 美 경기둔화를 시사하는 등 호악재가 교차하면서 우왕좌왕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약보합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닷새만에 '사자'로 돌아선 개인 매수에 힘입어 1430선으로 올라서기도 했으나 주변 아시아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5일선 저항에 걸리면서 되밀렸습니다.

전일 장마감 후 3시에 발표된 증시부양책이 "악성루머를 단속하겠다"는 정도의 내용에 그치며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점도 이날 증시의 추가 상승을 제한했습니다.

보합권 공방을 벌이던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0.46p(0.03%) 내린 1426.43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3022억원 순매도로 13거래일째 팔자행진을 이어갔습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889억원, 1190억원 매수우위를 보였습니다. 9월들어 연일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연기금은 이날도 1065억원 순매수를 나타냈습니다.

최근 지수 안전판 역할을 해온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1235억원)를 중심으로 80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비차익거래는 430억원 순매수를 보이며 26거래일 연속 매수우위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경기침체 우려로 주요 아시아증시들이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1.04% 하락한 것을 비롯해 항셍(-0.95%), 가권(-2.62%), 싱가포르(-2.29%)지수가 하락했고 최근 신저가 행진을 펼치고 있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등락끝에 보합세(0.03%)로 마감했습니다.

대형株 부진, 프로그램 매물 영향

프로그램 매매가 닷새만에 매도우위로 반전되면서 그동안 프로그램 덕을 톡톡히 봤던 대형주(-0.14%)가 약세로 돌아섰고, 중형주(0.17%) 소형주(1.94%)들이 선전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지주사전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 국민은행(5.03%)의 강세와 리먼 인수 파트너설을 부인한 우리금융(11.02%)의 급등 영향으로 은행(3.59%)업종의 상승폭이 가장 컸습니다.

기계(2.37%), 종이목재(2.32%), 운수장비(0.47%)업종이 그 뒤를 이어 오른 반면, 철강금속(-3.10%), 의료정밀(-2.68%), 전기전자(-1.65%), 통신(-0.76%), 건설(-0.31%) 등은 내렸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급락(-4.23%) 여파로 삼성전자(-2.47%)가 사흘만에 하락한 것을 비롯해 하이닉스(-6.54%), LG전자(-0.73%) 등이 내렸으나, 삼성SDI(2.20%), LG디스플레이(1.98%), 삼성전기(2.56%) 등은 반등세를 이어갔습니다.

그 밖에 시가총액 상위주를 보면 POSCO(-3.92%), 현대중공업(-0.65%), SK텔레콤(-1.90%), KT&G(-3.62%), KT(-2.58%) 등이 내린 반면 한국전력(0.62%), 신한지주(1.73%), 현대차(0.70%) 등은 올랐습니다.

전일 국토해양부 장관의 대운하 재추진 가능성 언급으로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던 대운하 관련주들이 이날도 초강세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이화공영 특수건설만이 연속 상한가를 시현하는 등 대부분 테마주들은 차익매물로 인해 상승탄력이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휴맥스가 미국시장 본격 진출 기대로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고, 코미팜, 중앙바이오텍, 에스디, 대한뉴팜, 알앤엘바이오 등 일부 바이오주들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외환시장 일단 진정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한국의 장기 외화표시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기로하는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키로 하면서 11일에 몰려있는 국채만기 및 차환발행을 둘러싼 위기 논란이 다소 수그러드는 분위기입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9월 위기설을 불러온 외국인 보유채권과 은행권 중장기 외화차입금 대량 만기와 관련해 9월 만기 도래하는 국채에 대한 상환자금은 이미 마련돼 있어 차환발행 없이도 상환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만기도래하는 7조원 규모의 외국인 보유채권들은 기대수익율이 높기 때문에 상당부분 차환발행을 통해 재투자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최악의 경우 9월 11일경 국채 만기 연장에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상환은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유동성 위기설이 언론을 통해 확산되면서 10년전 IMF 구제금융을 받던 외환위기의 어두운 경험을 떠올리는 투자자들을 많이 보게됩니다.

그러나 외환위기 당시, 97년말 외환보유액은 89억달러였던데 반해, 최근 8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432억달러입니다. 이는 세계 6위권의 외환보유고에 해당합니다.

금융당국이 위기설을 조기에 진화하지 못해 실체에 비해 '9월 국채만기 집중' 문제가 비화된 측면이 있지만, 세계 6위권의 외환보유고를 보유한 나라에 외환위기 가능성을 문제삼아 투자하지 않는다면 과연 어느나라에 글로벌 자금이 투자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외환위기 당시 국내 대기업들의 재무구조는 현재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취약했습니다.

부채를 많이 끌어다쓰는 것이 그 기업의 능력으로 평가될만큼 부채비율이 높아서 많은 굴지의 대기업들이 부도위기로 내몰렸지만, 외환위기를 경험한 대기업들이 이후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600% 이상에서 200% 이하로 대폭 낮췄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 등 기업체질 개선을 통한 연속 흑자 시현으로 이익잉여금도 사내에 유보되면서 현재 대기업들의 재무구조는 현저히 개선된 상태입니다.

대기업들에 내준 천문학적인 여신이 부실화되면서 외환위기 직후 수많은 은행들이 사라지거나 합병됐습니다. 은행들에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증자와 외자유치,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해 자산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상태라 설사 기업들이 부실화된다고 해도 금융기관들이 외환위기 당시처럼 연쇄 부실화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2000원대까지 치솟던 외환위기 당시에는 원/달러 환율만 올랐지만 지금은 달러가 안전자산 선호로 인해 오르는터라 원화뿐만아니라 비달러 통화들이 함께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은행권의 외화유동성 비율은 100%를 웃도는 것(7월말 현재 102.6%)으로 알려졌습니다. 갚아야할 외화유동부채보다 보유 외화유동자산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만기 국채 차환발행과는 별도로 정부는 외환시장에 대한 의구심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10억달러 정도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다음주부터 정부대표단을 아시아와 유럽, 미국에 파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신용도와 관련된 외평채 금리인데 이는 국내기업들이 해외로부터 차입시 외평채 금리가 기준금리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채권전문가들은 외평채의 금리가 현재 미국 국채금리 수준인 3.8%에 2%를 더한 5.8% 이하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 경우 대외신인도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외평채 발행도 발행성사 여부가 아니라 금리가 관심사가 될 정도로 유동성 위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하겠습니다.

최근의 외환시장 불안이 일부 외환딜러가 불법매매를 위해 루머를 퍼뜨린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9월 위기설은 심리적 불안감 증폭에 기인한 측면이 커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공산이 커졌고 악재가 충분히 반영된 시장은 11일을 분수령으로 한층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29.0원(-19.5원)으로 큰폭 하락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아직 5일선 위에서 머물고 있고 정부개입에 의한 하루 조정에 불과한만큼 낙관하기는 이르지만 원화가 다른 비달러 통화와 차별되는 나홀로 약세를 전개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프로그램 간섭없는 코스닥 우위

뉴욕증시는 특별한 방향성을 설정할 준비가 아직 안되어 있음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미국경제의 현주소를 가늠하는 핵심지표인 8월 고용보고서 발표가 예정돼 있습니다. 새로운 모멘텀이 확보되기까지는 구름층 내부에서 박스권 등락이 거듭될 것임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코스피가 약보합세로 주춤댄 반면, 코스닥시장은 2.83% 급등하며 이틀 연속 상승했습니다.

코스피와 차별화된 코스닥시장의 강세는 외국인의 4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에 기인하며, 코스피와 달리 프로그램 매물부담이 없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5일선에 가로막혀 있는 코스피가 뉴욕증시의 눈치를 보느라 나홀로 치고나갈 수 없는 처지인 것과 달리 코스닥시장은 특유의 가벼움으로 지루한 약세장의 틈새시장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우량주 사야할 때..얼마나 싸게 매수하느냐가 관건

한때 코스닥의 삼성전자로 불리울만큼 무거운 종목성향의 휴맥스가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최대시장인 북미시장 진출 호재를 등에 업었다고는 하나 이틀 연속 상한가를 설명해주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이틀 상한가로 급등한 휴맥스의 이날 종가는 10300원입니다. 주당 순자산가치(BPS) 14650원을 아직도 한참 밑도는 가격대입니다. 이익의 부침이 있을뿐 매년 연속 수백억원대의 흑자를 내는 우량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저평가된 종목인지를 쉽게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코스닥시장에는 BPS를 하회하는 종목, PER이 한자리수에 불과한 저평가 우량주들이 수두룩합니다.

증시 급락분위기에 휩쓸려 바겐세일 중인 중소형주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휴맥스는 시가총액 상위 대표 하드웨어업체라는 점에서 이틀째 기관의 대규모 매수세 유입을 수반해 상한가를 이어간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한편 외국인은 인터넷 대장주 NHN을 나흘째 사들이고 있습니다. 기관과 외국인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업종 대표주들에 서서히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주식을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주식을 얼마나 낮은 가격에 매수하느냐가 현시점에서 투자자가 고민해야할 핵심 문제라 생각됩니다.

현재 상장기업들을 보면 100% 이하의 부채비율을 보유했거나 차입금이 전무한 기업들이 많아 설사 국가 부도로 외환위기를 다시 겪는다해도 부도가 나지않을 기업들이 상당합니다.

주가가 기업들의 가치를 대변한다고 보면 '9월 위기설'로 인한 우량주들의 비정상적 급락은 절호의 저가매수기회가 되는 셈입니다.

우량주 비우량주 구분없이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여러 우량기업들이 잇따라 자사주 취득 및 이익소각을 결의하고 있습니다.

주주배려 정책의 일환일 수도 있지만 오너입장에서 보면, 싼가격에 주식을 대량 매수해 경영권을 대폭 강화하는 계기가 주어지는 셈입니다.

예를 들면, 총발행주식 100주중 오너가 30주를 가지고 있고, 회사가 자사주를 헐값에 20주 사들여 소각(소각후 발행주식=80주)한다면 오너의 지분율은 30%에서 37.5%로 대폭 상향되는 결과를 얻게 됩니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주당 가치 제고의 이익을 취하게 됩니다.

자사주 취득 기업, 내재가치를 크게 밑도는 저평가 우량주, 가급적 향후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중 외국인 또는 기관이 매수에 적극성을 보이는 종목을 중심으로 '긴 안목'에서 조정시마다 모아나가는 전략이 궁극적인 수익률 제고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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