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폴 적색 수배…자진 출국 형식으로 데려와
부산저축은행의 부실대출로 벌어진 ‘캄코시티’ 사건의 주범이 해외 도피 끝에 국내로 송환됐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김도형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캄코시티 사업 시행사인 월드시티 대표 이모 씨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 씨는 최근 1년여 동안 캄보디아 현지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국내로 송환됐다. 검찰은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단장 예세민)을 주축으로 이 씨를 데려온 뒤 전날 오전 귀국과 동시에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인터폴 적색 수배가 내려진 상태로 한국 정부는 캄보디아 정부에 이 씨의 송환을 지속해서 요구한 끝에 자진 출국 형식을 취해 데려왔다.
검찰은 이 씨가 월드시티 회사 자금을 빼돌린 정황을 추가 조사한 후 이르면 이번 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과 강제집행면탈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캄코시티는 2000년대 부산저축은행 그룹에서 거액을 대출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건설을 추진한 신도시 개발 사업이다. 이 씨는 랜드마크월드와이드(LMW) 법인을 국내에 두고 캄보디아 현지법인 월드시티를 통해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무리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로 파산해 중단됐다. 2369억 원을 투자한 부산저축은행도 함께 파산했다.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는 지연이자를 포함해 6500억여 원의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 씨의 신병이 확보됨에 따라 부산저축은행 피해 복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예보는 부산저축은행 파산으로 피해를 본 5000만 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권 투자자 등 피해자 3만8000여 명을 구제하기 위해선 월드시티 채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