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100세] 다리가 잘 붓고 쥐가 잘 나는데 하지정맥류라구요?

입력 2019-11-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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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건국대병원 팔다리혈관센터 교수

▲건국대병원 팔다리혈관센터 박상우 교수
하지정맥류란 다리의 정맥이 부풀어 오르고 구불구불한 형태를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그런데 하지정맥류가 있는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게 되면 종아리에 튀어나온 정맥만이 아닌 허벅지에 있는 정맥을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하지정맥류를 일으키는 원인질환인 정맥부전(Venous insufficiency) 때문이다.

정맥부전은 우리 몸에 있는 정맥 내의 판막 이상으로 인해 혈액을 심장 방향으로 끌고 올라가는 정맥이 기능을 잃으면서 혈액이 역류하게 됨으로써 발생한다. 따라서 다리의 경우에는 심장 쪽으로 올라가는 혈류가 반대로 발목 쪽을 향해 역류를 하게 되고 이에 따라 종아리 인근의 정맥 잔가지들이 늘어나고 구불구불해지게 됨으로써 하지정맥류를 일으키게 된다. 즉, 하지정맥류는 어떤 질병의 이름이 아니라 정맥부전이라는 원인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임상 증상 중 하나인 것이다.

정맥부전에 의한 증상으로는 하지정맥류 외에도 발 쪽으로 피가 쏠리는 느낌, 저녁때가 되면 다리가 붓고 팽팽해지는 느낌, 밤에 쥐가 잘 나는 증상 등이 있다. 하지정맥류를 비롯한 이러한 모든 증상들은 정맥부전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환자를 치료할 때는 하지정맥류 자체도 치료하지만 그 원인이 되는 질환인 정맥부전을 함께 치료해야만 한다. 그래서 역류의 원인을 제공하는 허벅지 인근의 정맥을 함께 치료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육안으로 보이는 정맥류 환자 외에도 다리가 잘 붓고 팽팽한 느낌이 생기거나 밤에 쥐가 잘 나는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1년 365일 같은 증상을 느끼게 된다. 이런 증상의 환자들은 본인이 하지정맥류 환자들과 똑같은 원인질환이 있음을 반드시 알아야 하고 같은 방식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원인 질환이 같다 보니 치료 방법도, 검사 방법도 같다. 검사는 혈관초음파로 30분 안팎이면 끝나고 통증도 전혀 없다. 단 30분 투자로 밤마다 쥐가 나서 괴로워했던 부분의 원인을 찾을 수 있으니 시간투자 대비 효율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진단된 정맥부전을 최근에는 수술 대신 고주파, 접착제, 레이저, 기계적 경화술 등 간단한 방법으로 치료한다. 얼마나 치료가 간편해졌는지 요새는 “벌써 끝났어요?”라고 묻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제부터는 보이는 하지정맥류보다 보이지 않는 적(敵)인 정맥부전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혈관초음파 검사를 받아 보자. 정맥부전으로 느껴온 불편함에 비하면 ‘검사 30분에 치료 1시간’이면 투자 가치가 충분할 것이다.

박상우 건국대병원 팔다리혈관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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