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이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는 가운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축소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협상 난기류란 악재와 중국 금리 인하 등 호재가 뒤섞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날 증시가 보합권에 머물며 단기간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증시가 반등세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조정 상황에서 저점매수 전략을 취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미 증시가 장 중 트럼프의 대중국 관세 부과 발언 여파로 하락하기도 했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공급 증가 우려로 3% 넘게 급락하고 미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약화된 점은 한국 증시에 부정적이다. 최근 외국인의 매물이 이어지며 지수에 부담을 줬는데 이러한 변화 요인은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물 출회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미ㆍ중 정상회담 구체화에 대한 기대와 장 초반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유연한 통화정책을 시사한 점 등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감안 한국 증시는 이러한 호·악재가 혼재된 상태에서 보합권 등락을 전망한다.
이런 가운데 오늘 발표되는 중국의 대출우대금리(LPR)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11 월 상반월 동안 20%나 급락해 유연한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민은행은 7일물 역RP 금리를 인하해 대출우대 금리인하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1년물 LPR를 올해 2차례 낮추다가 10월 들어 시장 예상과 달리 동결했었다. 그러나 중국 실물경제지표가 부진하는 등 경기하방 압력이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 오늘 LPR을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전일 중국 증시가 이에 힘입어 상승했고, 한국 증시도 낙폭을 축소해 영향력은 제한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 이러한 호재성 재료는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최근 국내 증시 분위기가 좋다. 어지 어지간한 악재가 아니고서야 쉽게 조정 받지 않는 모습이다. 8월 말 이후 11월 18일까지 코스피는 약 9.8% 상승했으며, 중형주(4.8%), 소형주(2.9%)가 아닌 대형주(11.0%)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시장은 악재성 뉴스 플로우들을 예상보다 잘 소화해나가면서 단기랠리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개선시킨 훈풍은 미국이 만들어냈다.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핵심 배경으로 작용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의 정책 기조가 적절하며, 물가가 상당 수준 상승해야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면서 당분간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노련함이 돋보인 해당 발언은 당분간 금리인상 사이클이 없을 것이라는 신호로 작용함에 따라,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11월 이후에도 파월의장, 연준 부의장, 뉴욕 연은 총재 등 주요 인사들이 시장 친화적인 발언을 했음을 감안 시, 위험자산 선호심리는 쉽게 소멸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주요국들의 OECD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고 있다는 점도 중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전년 대비 중국, 미국, 유럽이 순차적으로 반등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강세장을 시작하기 직전이었던 2016년 말의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국내 증시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단기 방향성과 관련해 생각해볼 점은 △단기 랠리 피로감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 출회 △연기금의 연말 순매수 강도 약화 △11월 27일 MSCI 이머징 지수 리밸런싱 관련 패시브 물량 출회 등 수급측면에서 우려요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단기적인 기간 조정 국면이 출현핛 가능성이 있으므로 과도한 낙관론을 지양하되 조정 시 매수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