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가 간다] '2019 지스타' 현장 '이모저모'…볼거리는 충분, 日불매운동은 실종

입력 2019-11-1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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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지스타'가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됐다. 올해는 역대 최대 기업과 관람객이 몰리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재영 기자 ljy0403@)

"엄마, 나 평생 여기서 살고 싶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남자아이가 손잡은 엄마에게 말한다. 엄마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잠깐 지었지만, 아이의 얼굴에는 미소만 가득하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이 아이와 마음이 다를까. 이곳은 게이머들의 천국 부산 벡스코 '2019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19) 현장이다.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2019 지스타'는 36개국 691개 사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최근 몇 년간 지스타에 대한 우려는 계속 제기되어 왔다. '볼거리가 없다'라는 게 이유다. 넥슨을 비롯해 엔씨소프트와 소니, 세가 등 국내외 글로벌 대형 게임사들의 참가가 줄어들고 있고, 눈에 띄는 대작 게임도 보이지 않아 즐길 거리와 볼거리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넷마블 부스에 몰린 관람객들이 신작 게임을 체험해보고 있다. (이재영 기자 ljy0403@)

하지만,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은 게임행사를 즐기는 데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에게 콘텐츠 부족이라는 세간의 지적은 크게 와 닿지 않아 보였다

대전에서 지스타를 보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는 김재석(24) 씨는 "올해로 3년 연속 지스타를 방문했다.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부산에 머물며 지스타를 즐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지스타에 대한 우려도 많지만, 온라인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변화하는 게임업계의 변화일 뿐, 막상 현장을 보면 '지스타는 끝났다'는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김 씨와 함께 지스타를 방문한 조건형(24) 씨 역시 "뉴스를 보니 올해 지스타 BTC관은 조기신청 접수 2시간여 만에 1895개 부스가 모두 소진됐다고 하더라"면서 "게임업체들이 이렇게 열성적으로 지스타에 참여하는 것을 보면 오히려 지스타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조 씨는 "물론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이나 엔씨소프트가 지스타에 불참하는 것은 아쉽다. 내년도 지스타에서는 국내 게임 산업의 부흥을 위해서라도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함께 참여해 국내 최대 게임 박람회인 지스타를 빛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2019 지스타' 야외무대에서 '코스어'들이 게임 속 캐릭터로 분한 채 '지스타'를 홍보하고 있다. (이재영 기자 ljy0403@)

◇코스어들의 축제…굿즈 판매도 활발해

기자는 개막 이틀째인 15일 지스타를 방문했다. 오전 11시께 도착한 벡스타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특히 기자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코스어들이었다. 게임 전시회답게 게임 속 주인공으로 변신한 사람들이 부쩍 많았다. 물론 이날 행사를 위해 기업에서 코스프레 행사를 주최하며 초대한 공식 '코스어'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지스타를 즐기기 위해 코스프레를 하고 참석한 '코스어'도 눈에 띄었다.

▲'2019 지스타'에서도 가장 주목받은 것 중 하나는 일반인 참가자의 열렬한 반응이 있었던 '코스프레 어워즈'였다. (이재영 기자 ljy0403@)

야외무대에서는 코스프레 퍼포먼스와 함께 총상금 500만 원이 걸린 '코스프레 어워즈' 행사도 진행됐다. 코스프레 어워즈에서는 수많은 개인 '코스어'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코스프레 어워즈가 진행되는 동안 코스프레 체험존에서는 코스프레 모델과의 포토타임, 코스프레 의상 및 용품으로 게임 속 주인공이 돼 보는 기회가 마련됐다.

다양한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관람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게임 속 캐릭터 흉내를 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들 덕분에 볼거리도 더 풍성해졌다.

▲포켓몬 캐릭터의 인기에 굿즈샵은 관람객들의 줄이 계속 이어졌다. (이재영 기자 ljy0403@)

다양한 게임 속 캐릭터의 굿즈 판매도 이목이 쏠렸다. 야외 부스에는 포켓몬스터 굿즈 쇼핑몰에 관람객의 줄이 늘어서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편으로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이 있을까 우려도 했다지만, 거센 '포켓몬스터' 인기에 불매운동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포켓몬스터 굿즈 쇼핑몰 옆에는 닌텐도 스위치 부스가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포켓몬스터 소드, 실드를 시연해볼 수 있어 포켓몬스터 굿즈 쇼핑몰과 함께 사람들이 몰렸다.

이 밖에도 닌텐도 스위치 부스에는 포토존이 마련돼 관람객들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2019 지스타' 넷마블 부스에서 신작 게임 '제2의 나라' 홍보를 위한 코스프레가 진행되고 있다. (이재영 기자 ljy0403@)

◇입장료 1만 원이 비싸다고? "발품 팔면 몇 배 이득"

"모두 뭘 저렇게 사 들고 다닐까?" 처음 지스타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쇼핑백을 손에 잔뜩 들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 LG전자, 구글, 아프리카TV…. 방문하는 부스마다 빈 쇼핑백을 하나씩 나눠주니 "도대체 이걸 왜 나눠주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사실 지스타에 참가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 쇼핑백이 홍보 수단 역할을 톡톡히 한다. 부직포로 만든 쇼핑백에는 기업 로고가 크게 새겨져 있어 비용 대비 홍보 효과가 좋다.

물론, 부스마다 돌아다니면서 팸플릿을 담고, 이벤트를 참여하면 받을 수 있는 각종 선물을 담는데 빈 쇼핑백은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몇 개 기업의 부스만 돌아도 입장료 1만 원은 넘길 수 있을 만한 상품을 받을 수 있어 입장료도 아깝지 않은 편이다.

기자가 찾은 한 기업의 부스에서는 2가지 이상의 미션을 성공하면 돌림판을 돌려 상품을 추첨한다. 비록 기자는 몬스터 음료수 당첨에 그쳤지만, 바로 앞사람은 한 손 키보드를 선물로 받았다.

▲지스타 야외무대에는 푸드트럭존이 마련돼 다양한 먹거리가 판매됐다. (이재영 기자 ljy0403@)

◇금강산도 식후경…각종 푸드트럭까지

지스타의 넓은 내부 부스와 야외 부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체력이 떨어지기 마련. 결국 '금강산도 식후경'을 외치게 된다. 그렇다고 넓은 벡스코를 빠져나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오자니 힘들어서 차라리 굶어야 하나 생각이 들지만, 이런 사람들을 위해 맛있는 먹거리도 행사장에 마련됐다.

야외 부스 뒤쪽으로 마련된 푸드트럭존이 바로 그것. 이곳에는 다양한 먹거리가 관람객들을 반겼다. 치킨, 초밥, 덮밥, 스테이크, 꼬치, 떡볶이 등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다양한 음식이 배고픈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지스타 내부를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이재영 기자 ljy0403@)

◇내년도 지스타에 대한 기대는?

올해 지스타를 관람한 관람객들은 내년에 더 나은 지스타를 향한 바람도 드러냈다.

회사 동료들과 함께 지스타를 방문했다는 이수원(33) 씨는 "올해가 생애 첫 지스타 방문이었기에 기대가 컸다"면서도 "다만 내가 PC게임 위주로 관심이 있었기에 이번 지스타에 대한 아쉬운 점이 보이기도 하다. PC게임 시장이 전체적으로 죽어가다 보니 모바일게임 위주로 전시가 이뤄지더라"라고 언급했다.

이 씨는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모바일게임이 없다 보니 크게 즐기진 못한 것 같다"며 "내년 지스타에는 PC용 대작 게임이 더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다. 대형 게임사들의 참가도 더 활발히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박성현(28) 씨는 "PC,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게임의 조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특히 눈에 띄는 국내 게임사가 보이지 않는 것도 아쉽다"라며 "내년도 지스타에서는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활약 및 기대작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특히 지스타를 통해서 '앞으로의 게임 시장을 전망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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