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타결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국내 상장 중국기업들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무역협상 진전이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추이가 주목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육가공 업체 윙입푸드는 전날보다 2.52% 내린 2325원에 거래를 마쳤다. 골든센츄리(-2.66%), 오가닉티코스메틱(-1.53%), 컬러레이(-1.23%), 로스웰(-1.14%) 등 대부분의 중국기업이 이날 하락 마감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미중 양국이 단계적으로 고율 관세를 철회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힌 이후 한국 시장에 상장한 중국기업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8일 개장 때부터 윙입푸드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2600원대를 넘어섰고, 골든센츄리, 헝셩그룹, 컬러레이 등도 전 거래일보다 모두 10% 넘게 뛰어오르며 급등했다.
그러나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ㆍ제조업 정책국장이 직접 나서 이를 전면 부인하자 이들 모두 상승세를 일부 반납했다. 이후 주가는 장중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는 상태다.
그동안 중국기업들은 호실적이나 호재에도 주가는 큰 변화가 없었다. 중국 기업의 회계 불투명성과 이로 인한 상장폐지 사례 등이 이어지면서 호재를 시장이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가 많았다. 실제로 한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계 기업 13곳(1곳 거래정지) 중 1곳을 제외한 12곳은 공모가 대비 주가가 떨어졌다. 대부분이 동전주 상태로 전락한 상태다.
다만 무역분쟁 이슈와 관련해선 중국기업의 주가가 극적으로 반응했다는 점에서, 협상 진전에 따라 주가 반등 여지가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기업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재 상장돼 있는 중국기업은 상폐 등으로 문제가 된 1세대 때문에 오히려 저평가된 상황을 감수하고 있다”며 “무역 분쟁이 완화되면 실제 사업상 수혜를 보는 기업 위주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을 극단적으로 끌고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시장 기대에 힘을 싣는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분명한 건 중국 측 발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확인 발언이 사태를 파국으로 몰고 가지는 않았다는 점”이라며 “협상을 통한 정치적 의사결정이기 때문에 어떤 결정이 난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사태를 극적으로 나쁘게 몰고 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