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대 그룹 중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삼성으로 나타났다. 삼성을 포함해 SK와 현대자동차 그룹은 시총이 늘어났지만 나머지 7개 그룹은 감소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삼성그룹 상장사 16개 종목의 시총 합계는 434조8730억 원으로 연초(1월 2일)보다 68조1924억 원(18.60%) 증가했다.
16개 종목 가운데 시총이 늘어난 종목은 9개, 감소한 종목은 7개였다.
삼성전자가 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 시총은 300조8770억 원으로 연초와 비교할 때 69조5480억 원(30.06%) 증가했다. 삼성전기(13.00%)와 제일기획(10.99%)도 증가율이 두 자릿수였다.
반면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실적 악화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총이 각각 12.08%, 18.15% 줄었다.
SK그룹 19개 상장사의 지난달 말 시총은 연초보다 12.05% 증가한 120조9975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반도체 업종인 SK하이닉스가 큰 역할을 했다. 비록 실적은 지난해에 못 미쳤지만 시총이 44조1169억 원에서 59조6962억 원으로 35.31% 늘었다. 다만 석유화학 산업이 업황 부진에 빠지면서 SK케미칼 시총은 31.34% 감소했다.
현대차그룹 상장사 전체의 지난달 말 시총은 86조2563억 원이었다. 이는 연초보다 9조2419억 원(12.00%) 증가한 것이다.
현대위아(43.82%)와 기아차(29.73%), 현대모비스(25.96%) 등 자동차ㆍ자동차 부품 업종을 주축으로 9개 종목 시총이 증가했다. 현대로템(-39.81%), 현대제철(-27.73%), 현대건설(-19.11%) 등 3개 종목이 전체 증가율을 깎아내렸다.
LG그룹 12개 상장사 시총은 연초 80조8794억 원에서 지난달 말 79조9156억 원으로 1.19% 줄었다. 그룹 시총 순위는 10대 그룹 중 3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LG그룹 가운데는 전자 장비 기업인 LG이노텍(44.56%) 시총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LG생활건강(16.65%), LG전자(6.53%)도 증가했으나 LG유플러스(-25.07%), LG디스플레이(-23.31%) 등이 감소했다.
10대 그룹 가운데 롯데는 시총이 가장 많이 줄었다. 롯데그룹의 시총은 20조8391억 원으로 5조6879억 원(21.44%)이 사라졌다.
도소매, 식료품 업종의 부진으로 롯데쇼핑(-38.52%), 롯데푸드(-38.45), 롯데하이마트(-34.67%), 롯데지주(-34.23%) 등의 시총이 30% 넘게 쪼그라들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성장 국면일수록 시장 점유율이 지배적인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격차가 벌어지기 마련”이라며 “삼성전자처럼 시장지배력이 확고한 기업이 다수 포진한 그룹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