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되면 세일 기간의 백화점처럼 붐비는 곳이 있다. 바로 건강검진센터다. 그동안 미루고 미루던 직장인 건강검진을 올해가 가기 전 ‘어쩔 수 없이’ 받기 위한 사람들이 몰리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소중한 주말 중 하루인 토요일을 할애해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12월에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건강검진을 받으러 검진센터를 찾기 때문에 긴 시간 대기는 필수다. 귀중한 토요일의 반나절 이상을 건강검진 대기를 위해 쓰고 싶지 않다면, 11월 중 미리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생애전환기 건강검진’도 꼭 챙겨 받아야 한다. 정부는 만 40세 이상과 만 66세 이상을 ‘생애전환기’로 정하고 그 연령에 알맞은 건강검진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만으로 40세(79년생), 66세(53년생) 이상 주민등록번호 연도가 홀수인 사람이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대상이다.
사망률이 높은 암을 중심으로 검진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간암은 국내 발생률이 전체 암 중 6번째 정도지만, 사망률은 전체 암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간암은 크게 간세포암종과 단관암으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간세포암종이 간암 발생 건수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간암은 암이 진행되어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병세를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초기에는 더더욱 아무런 증상이 없다. 증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가지고 있던 만성 간 질환의 증상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렇다 보니 과거에는 이미 간암이 진행돼 식욕부진, 전신권태감, 체중감소, 상복부의 불편감과 통증, 황달, 토혈, 하혈 등의 증상을 가지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증상이 나타나서 발견될 정도의 간암이라면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완치율이 낮고 치료 경과도 좋지 않다.
김응수 안성성모병원 건강검진센터 센터장은 “만약 간이 있는 부위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건강검진 초음파 검사에서 혹이 보이는 증상, 혈액검사에서 암표지자가 증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간암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만 40세 이상 남녀 고 위험군의 경우 무료로 간암 검진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올해가 가기 전 반드시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간암이 의심될 경우,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혈관촬영 등 영상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료가 가능하며, 영상검사와 혈액검사 등으로도 진단이 불확실할 경우 조직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