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일 울산서 기념식…'따로 또 같이' 경영 강화 선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1일 "경제적 부가가치(EVA), 플러스 달성을 통해 재무적인 생존기반을 확보하고, 이사회 중심경영과 지주회사 체제를 통해 선진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오는 9월 1일로 취임 10주년을 맞는 최 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기업, 고객으로부터 선택받는 기업, 구성원 모두가 신바람 나게 일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최선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난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앞으로의 50년을 패기 있게 도전하기 위해 우리가 강점을 가지는 분야에서 성장기회를 현실화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수준을 높여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SK 브랜드를 공유하는 회사들이 스스로 생존기반을 확보함과 동시에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모색함으로써 '따로 또 같이' 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10주년 기념식은 9월 1일 최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주력계열사 SK에너지의 모태인 울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기념식에 앞서 최 회장은 울산공장을 방문, 임직원들과 함께 지난 10년간의 기업 역사를 담은 전시물을 둘러보고 기념식수 행사에 참가한다. 이어 정유·화학공장을 찾아 현장에서 근무 중인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울산 롯데호텔에서 기념식 행사를 가진다.
이날 행사에는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 박영호 SK㈜ 사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와 전·현직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CEO를 맡고 있는 주력계열사 SK에너지의 모태인 울산에서 취임 10주년을 기념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현재 어려운 경제여건을 고려하여 조촐하게 행사를 진행하자는 최 회장의 당부에 따라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은 최 회장 취임 이후 10년간 양적·질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998년 32조원이던 SK그룹의 자산은 현재 72조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SK 재계순위도 5위에서 3위로 두 계단 올랐다. 매출은 98년말 37조5000억원에서 2007년말 기준 82조원으로, 당기순이익은 9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SK에너지는 최 회장 취임 이후 해외시장 개척, 수출 드라이브 등을 통해 내수기업으로 인식되던 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2004년부터 매년 조 단위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2006년부터는 매출의 반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1998년 2조6000억원대 연 매출을 올리던 SK텔레콤은 매출 10조원을 넘어서며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국내 이동통신사업 선도주자로 입지를 굳건히 했다.
특히 SK에너지·SK케미칼·SKC 등 그룹내 대표적인 제조업체 3개사의 전체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97년말 30%선에서 56%로 절반을 웃돌고 있다.
기업 경영도 한층 투명해졌다는 평가다. 2003년 6월 '이사회 중심경영'을 선언한 뒤 이듬해 3월 SK㈜(현 SK에너지)는 사외이사 비율을 국내 최고 수준인 70%까지 높였다.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도 사외이사 비중이 60%에 달하고 있으며, 비상장사인 SK C&C도 50% 이상의 사외이사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근간으로 한 업그레이드된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SK 관계자는 "지주회사를 정점으로 수직적인 기업지배구조를 정착시켜 한층 투명한 지배체제를 확립했다"며 "대외적으로는 그룹이 글로벌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한층 끌어올린 의사결정으로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우리의 경쟁상대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 있다'고 강조하며 글로벌을 지속적으로 앞세우고 있다. 성장하지 않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고, 새로운 성장엔진은 해외에 있다는 판단이다.
SK에너지는 전세계 16개국에서 자원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5억1000만 배럴의 지분원유를 확보하고 있고,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면서 글로벌을 선도하고 있다.
또 최 회장은 SK에너지가 에너지·환경·생명과학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 분야에서 성장기회를 현실화시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사업운영의 방향은 '친환경 녹색성장'의 기조로 추진될 전망이다.
아울러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계열사들도 끊임 없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고,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