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적발되면 KPI 산정 순위에서 배제
KB국민은행이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불완전판매 요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향으로 내년도 핵심성과지표(KPI)를 개선한다. 수익성 지표에 치중된 평가 방식을 고객 중심으로 변경해 지점의 과당 경쟁을 막는다는 구상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고위험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불완전판매 행위가 적발된 직원은 KPI 산정 순위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은 감사에서 지점의 불완전판매가 적발되면 KPI가 대폭 삭감되는 방식이었지만, 내년부터는 아예 평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내부 통제를 강화한 것이다.
이는 최근 은행권에서 불거진 DLS·DLF 등 파생결합상품 논란으로 고객 자산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은 내부적으로 상품위원회를 꾸려 고위험 상품의 판매를 현재도 차단하고 있지만, 지점 차원에서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금의 KPI 지표가 주로 수익성 위주다 보니 직원들이 점수를 많이 받기 위해 무리한 경쟁을 하게 된다는 내부 직원들의 목소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허인 행장도 직원들에게 단기적으로 이익을 내기 위해 고객의 이익을 훼손하는 비윤리적 행위를 하지 말자는 의견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윤리적 판매 행위가 적발된 지점의 장에게는 추가로 페널티를 부과한다. 이를 전 지점에 공개함으로써 점차 수익에 치중된 영업 문화를 바꿔나간다는 의도다. 고위험 상품의 경우에는 은행 영업점이 아니라 증권사로 넘겨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상품판매 전략도 대폭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대신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상해 수익 모델도 개선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자 이익을 거두기 어려워진 금융사가 ‘비이자이익’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면서 무리한 판매가 이뤄졌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자이익 대신 비이자이익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신성장’ 분야에서 새로운 이익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KB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자 이익 축소로 은행의 상황은 어렵지만, 고객에게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라며 “과당 경쟁을 촉발하는 KPI 산정 방식이 내년에는 크게 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에는 금리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고 비이자수익 확대는 경계하고 있다”며 “궁극적인 고객 중심의 영업으로 가기 위해선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