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위독에도 새마을지도자 대회 참석...“함께 잘사는 나라 힘모아 달라”
문 대통령은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2019 전국새마을지도자 대회’에 참석해 “오늘의 대한민국 밑바탕에는 새마을운동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새마을지도자 대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특히 오전에 모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참석을 강행했다.
새마을운동을 상징하는 녹색 넥타이를 매고 행사장을 찾은 문 대통령은 “오늘 우리가 기적이란 말을 들을 만큼 고속 성장을 이루고, 국민소득 3만 불의 경제 강국이 된 것은 농촌에서 도시로, 가정에서 직장으로 들불처럼 번져간 새마을운동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전국 3만3천여 마을에서 ‘새마을운동’에 함께 한 이웃들이 있었고 앞장서 범국민적 실천의 물결로 만들어낸 새마을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새마을지도자들에 대해서는 “한 분 한 분 모두 대한민국 발전의 숨은 주역들”이라며 “공무원증을 가지지 않았지만, 가장 헌신적인 공직자”라고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1970년대 산림녹화운동,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 20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등 공동의 힘이 필요할 때마다 앞장서 구심점이 되어온 새마을지도자들의 노력을 일일이 상기하며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은 새마을지도자들의 헌신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발전의 주역이 돼주셨고, 국민이 아플 때 가장 먼저 달려와 손을 잡아주신 새마을지도자와 가족 여러분께 대통령으로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 지정과 동남아국가로의 전파 등을 설명한 뒤 “새마을지도자 여러분과 함께 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를 비롯한 지구촌 국가들과 새마을운동을 통한 우리의 발전 경험을 나누고, 함께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의 새마을운동은 현대적 의미를 계승해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잘 사는 나라’를 넘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향해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면서 “새마을운동이 조직 내부의 충분한 합의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생명ㆍ평화ㆍ공경운동’으로 역사적인 대전환에 나선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새마을운동은 과거의 운동이 아니라 살아있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면서 “새마을운동지도자들이 상생과 협력, 국민통합과 주민참여의 주역이 되어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워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성헌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강기정 정무수석과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등이 자리했다. 잠비아·콜롬비아 등 8개국 주한대사와 해외 새마을 지도자 등 200여명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행사가 끝난 뒤 곧바로 부산으로 향했다. 입원 중인 모친 강한옥 여사가 위중하다는 소식이 전해진데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행사에 임했으나 중간중간 굳은 표정을 내비치기도 했으며, 축사 도중에는 두 차례 물을 마시기도 했다.
정성헌 새마을중앙회장은 대회사 도중 "문 대통령 모친께서 많이 위중하신 모양"이라며 "김정숙 여사가 일찍 (부산으로) 가셨고, 대통령도 행사 마치고 바로 가셔야 한다. 쾌유를 빌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 모친이 위독하다"며 "오후에 어머님을 뵈러 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주말에도 헬기를 타고 이동해 부산을 찾아 강 여사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