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우량주 선호에 포스코 계열사 회사채에 ‘뭉칫돈’

입력 2019-10-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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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속적으로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이어지고 있고 디플레이션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량채 선호현상이 강해지는 등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그룹의 벤처캐피털(VC) 회사인 포스코기술투자가 진행한 300억 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 1410억 원의 매수주문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꾸준한 성장세를 지켜본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의향을 보인 가운데 예상을 뛰어넘는 투자수요가 몰리자 포스코기술투자는 채권 발행금액을 500억 원 규모로 늘리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포스코기술투자에까지 투자수요가 대거 물리며 올 하반기 회사채 발행에 나선 포스코와 포스코케미칼, 포스코건설 등 계열사들은 모두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포스코는 사상 2번째로 1조 원 규모의 회사채 빅딜에 성공했다. 이달 초 포스코는 5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조6200억 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이에 포스코는 1조 원까지 증액해 발행을 마쳤다.

2012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 후 한 번에 1조 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 것은 지난 3월 LG화학에 이어 두 번째다.

이외에도 포스코의 건설 계열사인 포스코건설도 이달 1000억 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4100억 원의 매수 주문이 몰리며 잭팟을 터트렸다. 이에 회사 측은 채권 발행금액을 1300억 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다음달 만기 도래 예정인 회사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도 2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선 가운데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계열사들이 이처럼 회사채 시장에서 선전을 기록하는 것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회사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글로벌 경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우량주 회사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 분쟁과 주요 선진국들의 제조업(PMI)지수 하락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채권 시장은 강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기준 금리도 이달 추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량채를 중심으로 채권시장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포스코와 계열사들이 올 하반기 지속적으로 공모시장을 찾은 이유는 이달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과 맞물려 채권시장 강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저금리로 회사채를 갈아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회사채 투자에는 여전히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성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차입금 상환 여력으로 이익창출능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차입 부담까지 가중되는 것은 신용도 약화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실적 전망의 하향 조정세는 진정됐지만 신용도 유지와 차입 부담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실적 반등과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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