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잡고 경제 활력에 최선”...문 대통령, 국정 우선순위 경제로 이동

입력 2019-10-17 16:13수정 2019-10-1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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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관계장관 회의 개최...재정확대 통한 민간 투자활성화 독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예정에 없던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연 것은 검찰개혁과 함께 경제현안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해석된다. 대통령이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경제 상황을 직접 듣고 현안을 챙기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정부 각 부처가 국정 동력을 경제로 집중시키도록 독려하는 뜻이 담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무역갈등 심화와 세계 제조업 경기의 급격한 위축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성장 둔화를 겪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나라처럼 제조업 기반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이런 흐름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중심을 잡고 경제활력과 민생 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금 우리는 경제·민생에 힘을 모을 때”라면서 “올해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세계경제뿐 아니라 우리도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추는 등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IMF는 최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월 전망보다 0.6%포인트나 낮춘 2.0%로 제시됐다. 내년 성장률도 2.2%로 0.6%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IMF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주춤하면서 한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은행도 전날 경기 둔화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낮췄다.

경제 컨트롤타워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재중인 상황임에도 이례적으로 회의를 강행했다는 것은 더 늦출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는 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중소벤처기업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경제 관련 부처 장관 등이 참석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홍 부총리 대신 차관이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재정지출 확대가 민간투자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해법으로 제시하며 경제활성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경기가 어려울 때 재정지출을 확대해 경기를 보강하고 경제에 힘을 불어넣는 것은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무엇보다 민간 활력이 높아져야 경제가 힘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늘 회의는 최근 이어진 문 대통령의 경제 챙기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4일에는 국내 4대 경제단체장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고 10일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을 방문했다. 삼성에서 이재용 삼성전잡 부회장을 만난 뒤에는 ‘전국 경제투어 행사’로 충남도청에서 열린 ‘해양신산업 발전전략 보고회’에 참석했다. 닷새 뒤인 15일에는 경기 화성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를 찾아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만났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행보는 경제 상황을 직접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경제 위기설을 잠재우겠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정부 정책이 충분한 효과를 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자리 정책만 하더라도 초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부가 정책 일관성을 지키며 꾸준히 노력한 결과 제조업 구조조정,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용 개선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같은 달 기준으로 두 달 연속 역대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했고 청년 고용률이 16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면서 “여성·고령층 고용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상용직 근로자 수가 계속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고용의 질도 개선되고,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와 함께 실업급여 수혜자와 수혜금액이 느는 등 고용 안정망도 튼튼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상황이 엄중한 것은 맞지만 ‘위기’라는 진단까지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발언들이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경제활성화를 위해 각 분야가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민생을 위해 모두 한마음으로 뛰고 있다”며 “정부·기업이 적극 협력하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생태계도 구축되고 있다. 올 초부터 성과를 내기 시작한 상생형 지역 일자리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협조도 절실하다”며 “국민 삶을 개선하고 민간 활력을 지원하는 데 국회가 입법으로 함께 해주시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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