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한은 석달만에 기준금리 또 인하 ‘역대최저’

입력 2019-10-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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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저물가 대응..글로벌 인하 분위기 편승..추가 인하, 내년 한두차례 더vs신중해야

한국은행이 석달만에 기준금리를 또 인하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역대최저치와 같은 수준까지 떨어지게 됐다. 저성장·저물가에 대응할 필요성이 있었던데다, 미국 연준(Fed)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완화기조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16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0%에서 연 1.25%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2016년 6월 금리인하로 역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연 1.25%와 같은 수준이다.

이같은 결정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디플레이션 우려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수출은 10개월 연속 뒷걸음질 중이다. 올 2.2%로 예상했던 경제성장률(GDP)도 2%를 지킬 수 있을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소비자물가는 사실상 두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9월 기대인플레이션은 사상 처음으로 2%를 밑돌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8일 국정감사(국감)에서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경제도 휘청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속속 완화정책을 단행하면서 경기부양에 나서는 중이다. 연준의 경우 7월과 9월에 금리인하를 한데 이어, 이달말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았었다는 점도 인하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이 총재가 시장과의 소통(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분위기를 거스르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가 100명의 채권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65%는 금리인하를 기대했다. 15명의 채권연구원을 대상으로 한 이투데이 조사에서도 14명이 인하를 점쳤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경기상황이 가장 큰 것 같다. 8월 들어 일부 지표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반등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미중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수출전망이 어둡고 소비지표도 좋지 않다. 특히 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중이다. 수요부진에 물가상승 압력도 낮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경기 하향흐름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간 통상갈등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미국 경기도 활력이 떨어져 있다.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커 한은도 내년에 한두차례 더 금리인하를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반면,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미 역사상 가장 낮은 금리수준에 와 있다. 한번더 인하한다면 선진국과의 금리차를 감안할 경우 실효하한일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인하에 대한 리스크가 커진 이상 신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재정을 확대하면서 시중금리가 오르지 않도록 유동성을 공급하는 차원이면 모를까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며 “추가 인하시 심리적 충격과 함께 자본이동도 생각해봐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리스크도 있지만 국내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실물경기 쪽에서도 부동산으로 돈이 흘러 들어갈 수 있다. 이미 소비를 제약하는 수준에 와 있는 가계부채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제조업 구조조정이 늦춰질 수 있어 좀비기업은 늘고 신규기업 진입은 오히려 어려워질 것”며 “기준금리가 너무 낮을 경우 자체적인 가격기능 상실은 물론 실물경기에도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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