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창석의 부동산 나침반] 지금이라도 집 사야 할까요?

입력 2019-10-15 09:28수정 2019-10-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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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
주택시장에는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다. 보통은 봄·가을이 이사철 성수기이고, 여름과 겨울은 비수기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녀의 방학이 낀 2월과 8월에 전세나 매매 계약이 많이 이루어진다. 지난 30년간 집값 통계를 보더라도 2월이 평균 1% 상승으로 가장 높고 8월이 0.77%로 다음으로 높게 나타난다.

10월의 집값 평균 변동률은 0.25% 상승으로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10월 들어서도 집값 상승세가 꺽이지 않고 있다. 추석 이전에 강세를 보이던 집값도 추석이 지나면 시들하기 마련인데 올해는 10월의 상승세가 8월보다도 더 강하다.

“집은 그냥 사는 곳이라 생각하고 전세 살며 저축하며 살았는데, 계속 몇 년간 집값이 오르다보니 내가 잘못 생각하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네요. 안먹고 안쓰고 모은 돈이 집값 상승 속도를 못 따라가는 것 보고 계속 자괴감이 듭니다. 꼭지 잡을 수도 있다지만 지금이라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해서 사야 하는 걸까요?” 어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지만 많은 무주택자의 고민이 잘 녹아있는 내용이다.

요즘 주변 지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도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할까?’이다. 집값이 너무 올라서 집 사기가 겁나지만, 꺽일 줄 알았던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으니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난감하기 그지없다.

이런 경우 대다수의 무주택자들은 주변 지인들에게 집을 사는 게 좋겠냐고 물어본다. 집 구입이라는 인생에서 중대한 결정을 혼자 판단으로 하기 보다는 주변의 의견을 취합해 보고 싶은 것이 어떻게 보면 합리적이다. 하지만 이렇게 주변 지인의 의견을 구하고 나서 다수의 의견에 따르는 선택은 그다지 좋은 결과를 낳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집값이 바닥을 치던 2013년께 집 사야 할까라는 질문을 주변에 했을 때 적어도 90% 이상의 주변인들은 집 구입에 반대했다. 반대로 집값이 꼭지점을 찍었던 2007~2008년에는 다수의 사람들이 집 구입을 찬성했었다.

사실상 지인들의 의견과 반대로 행동해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온다. 집값이 오르기 전에는 안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집값이 오른 후에는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집값에 대한 인식에도 일종의 관성이 작용한다.

그렇다면 2019년 10월 현재 주변 지인들에게 집 사도 될까를 물어본다면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 아마도 찬반이 거의 백중세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위기 가능성이나 인구 고령화 등을 주장하면서 주택 구입을 미루라는 의견과 주택 공급 위축에 따른 전세난 등을 내세우며 주택 구입을 서둘라는 의견으로 거의 반분되어 있을 것이다.

앞으로 오르는 곳만 오르고 낡은 집은 더 이상 오를 수 없다는 얘기도 무주택자를 괴롭힌다. 구입할 수 있는 돈은 낡은 집이나 외곽지역 밖에 없는데, 그런 곳은 사면 안된다는 공감대가 퍼져 있는 듯하다.

하지만 현재 수도권의 주택시장은 경제 위기 등 외부 변수를 제외하면 공급 절벽에 따른 전세난이 기다리고 있다. 집을 사서 큰 돈을 벌겠다는 욕심만 버린다면 본인의 수준에 맞는 적당한 집을 구입해야할 때이다. 외부 변수에 의해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확률적으로는 그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장기 흐름으로 보면 집값 상승기의 중간쯤을 지나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작년부터 시작된 역전세난이 마무리되면서 올해 8월 이후부터는 국지적이지만 전세난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 이후에는 규제 정책의 부작용으로 인한 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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