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배추·무 출하 차질 겪으며 배춧값 평년보다 2배 올라
올가을 배추·무 가격이 폭등하면서 ‘김장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링링, 미탁 등 가을철에 태풍이 줄줄이 이어지며 주재료인 배추는 물론 부재료인 무까지 출하에 비상이 걸렸다. 수확기를 앞둔 배추와 무가 태풍 피해를 입으면서 수급 부족이 이어진 탓이다. 수급 불균형에 따른 배추와 무의 가격인상은 일찌감치 감지되고 있다.
13일 aT한국농수산물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가격은 이달 둘째 주 도매기준 10㎏당 1만5000원~2만2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평년 8000원 선에 비해 2배를 웃도는 가격이다.
무 가격도 올랐다. 같은 기간 도매기준 무 가격은 20㎏당 4만5000원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 역시 평년 가격(3만7333원)에 비해 약 20% 높다. 소매가격도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배추 소매가는 포기당 최고 1만1300원까지 치솟았는데 배추의 평년 포기당 가격은 4194원이다. 소매가격 역시 도매가격 상승세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배추와 무가 본격적인 출하기를 앞두고 크게 인상된 배경은 9월과 10월 연이어 한반도를 덮친 제13호 태풍 링링과 제18호 태풍 미탁이 원인이다.
배추와 무는 보통 8월 말~9월 초 파종해 10월 말~11월 중에 수확하는데 본격적인 생육기간 중에 태풍이 발생하면서 노지 재배 배추와 무가 유실되거나 생육에 지장을 초래한 것이다.
김장을 앞둔 주부들도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서울 봉천동에 거주하는 50대 주부 김모 씨는 “김장에 필요한 모든 재료 가격이 올랐다”며 “배추는 물론 파, 마늘 등 앙념용 재료까지 가격이 급등해 김장을 하는 것보다 포장김치를 구매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식업계는 이미 배춧값 인상을 실감하고 있다. 일부 식당에서는 김치 종류를 줄이거나 밑반찬에 김치를 제외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여의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음식점 주인은 “배춧값이 너무 올라 기본 반찬으로 제공했던 물김치를 담을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며 “대체할 반찬을 찾고 있지만 좀처럼 대안을 세우지 못하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도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시장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 김장용 배추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시점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수급을 논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다만 태풍 등 재해로 인해 도매가격이 상승세인 데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김장 수요가 예상돼 수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