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으로 변신하는 ‘해방촌’…서울정원박람회 도시재생형 축제로 개막

입력 2019-10-0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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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정원박람회 배치도(사진 = 서울시)

남산 아래 오래된 동네 ‘해방촌’에서 시작해 남산 백범광장을 지나 서울로7017을 걸어 만리동광장까지, 발길 닿는 어디서든 동네 정원을 만날 수 있는 3.5km의 가든로드(garden road)가 펼쳐진다.

서울시는 ‘2019 서울정원박람회가’ 3일부터 9일까지 개최된다고 1일 밝혔다.

올해는 그동안 정원박람회가 열렸던 대형공원을 떠나 오래된 도심 주거지인 해방촌 일대로 무대를 옮겨왔다. 주제도 ‘정원, 도시재생의 씨앗이 되다’로 정했다. 동네 시장과 버스정류장, 빌라 화단, 폐지 공터 등 일상 곳곳에 작은 동네 정원들을 조성해 삭막했던 도시에 녹색 숨결을 불어넣는 ‘도시재생형’ 박람회를 새롭게 시도한다.

공간 설정도 이전 박람회와는 차별화된다. 그동안 ‘면’ 단위의 대형공원에 화려한 쇼가든을 조성하는 방식이었다면, 올해는 해방촌~백범광장~서울로7017~만리동광장까지 각 ‘점’을 잇는 ‘선’형의 가든로드를 선보인다. 전문 정원 디자이너부터 조경 관련학과 대학생, 시장상인과 지역주민, 정원ㆍ조경기업까지 총 500여 명의 손길을 거친 총 70개의 정원이 가든로드를 수놓을 예정이다.

우선, 올해 정원박람회의 주 무대인 해방촌(용산2가동, 후암동)에는 마을의 특징을 살린 ‘동네 정원’ 32개 소가 조성된다. 1968년 문을 연 ‘신흥시장’에는 마치 무지개가 뜬 것 같은 정원이 방문객들을 반긴다. 과거 니트 제조공장으로 가득 찼던 신흥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았다.

해방촌오거리 버스정류장 뒤편에는 하얀 달(소월) 은은하게 빛나는 정원이, 공터였던 경사로에는 남산의 뿌리가 해방촌으로 이어져 마을을 단단하게 유지하라는 의미를 담아 ‘뿌리’ 모양의 벤치 디자인을 더 한 정원이 각각 조성됐다.

또한, 주민들이 내어준 빌라 화단을 대학생들이 정원으로 꾸미고, 해방촌 일대 주민들로 이뤄진 ‘해방촌 동네정원사’는 동네 곳곳 자투리 공간에 8개의 주민정원을 완성했다.

백범광장은 서울의 경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공간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정원을 관람할 수 있도록 정원과 다양한 체험ㆍ전시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시민정원사들이 지금껏 배운 실력을 뽐내는 정원과 도시농업을 테마로 한 텃밭 정원이 조성되고, 야외에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오픈 가든 라이브러리’도 열린다.

만리동광장과 서울로7017에서는 7시간 반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소규모 정원을 만들어내는 ‘팝업가든’ 10개 작품이 전시된다. 정원 식물과 소품, 관련 신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정원산업전’이 열리고, 시민 누구나 원하는 꽃모를 골라 화분을 꾸미는 ‘천 개의 마음, 천 개의 화분’ 행사도 진행된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2019 서울정원박람회는 대형 공원에 조성된 정원을 시민들이 보러오는 것이 아닌, 정원이 노후된 동네와 도시에 스며들어 도시재생과 지역활력의 씨앗이 되는 도시재생형 정원박람회를 처음으로 시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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