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입주 아파트 단지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대장주 ‘고덕 그라시움’이 부실시공 및 하자 문제로 시공사와 입주예정자협의회가 갈등을 빚고 있다. 고덕 그라시움 아파트는 이달 30일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27일 고덕 그라시움 입주예정자협의회에 따르면 대우건설·현대건설·SK건설 등 아파트 시공사들은 당초 이날부터 줄눈 시공과 입주 청소 등 간단한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고 공지했지만, 돌연 현장 접근조차 막고 있다.
실제로 시공사들은 이날 아파트 단지 입구에 ‘준공인가 이전에는 현장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앞서 입주예정자들에게는 문자 메세지를 통해 ‘준공검사에 저촉되는 공사 일체가 불가하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입주 첫날에 이사를 해야 하는 입주예정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입주 날짜에 맞춰 미리 입주청소업체 등을 불러 아파트 내부 청소나 마감재 공사를 해야 하는 데 시공사가 현장 접근을 막으면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준공검사를 빌미로 현장 접근을 막는 바람에 인테리어 업체 등의 계약건에 대한 위약금을 입주민들이 고스란히 물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날 진선미 서울 강동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구의원들이 현장을 방문해 입주 예정자들을 만나고 공사 현장도 돌아본 후 중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초 이날부터 입주예정자들이 간단한 아파트 내부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었지만, 입주예정자협의회에서 직접 고용한 하자보수업체를 데려와 시공사를 배제하고 자신들이 직접 하자보수 공사를 하겠다고 우겼다는 설명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어떤 시공사나 조합이 사설 업체들이 하자보수를 하도록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입주예정자협의회와 시공사가 갈등을 빚으면서 입주를 준비 중인 입주예정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도 단순 줄눈 시공과 입주 청소를 위해 현장을 찾은 상당수의 입주예정자들이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총 4932가구에 달하는 매머드급 단지인 고덕 그라시움은 지난달 입주자 사전점검 이후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