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피 의무화' 폐지... 소비자 혜택 미미 할 듯

입력 2008-08-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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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이익 늘어도 통신요금 인하 고려 안 해"

최근 통신시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위피의무화’ 폐지논란이 정작 소비자들에게는 그다지 큰 혜택을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사들이 외산 단말기 수입이 늘어나도 통신요금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저렴한 외산단말기가 국내에 진출하면 경쟁활성화→단말기 가격하락→이통사 마케팅비용 축소→이통사 이익 증가→요금인하 등 당초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순환구조는 사실상 형성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통사 '사실상 통신장벽'=이통사들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단말기는 위피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의 '통신장벽'으로 규정하고 있다.

세계 유명 휴대전화 업체인 노키아와 애플 HTC 등은 지속적으로 국내시장을 노크하고 있지만, 위피 의무장착 장벽에 부딪혀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텍계열 등 대형 제조사 제품만을 구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통신서비스는 선진국 수준이라고 하지만,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으로 인해 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는 것이 이통사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피를 처음 적용했을 때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통신장벽'이라는 의마가 강했다"며 "이제 제조업체 규모도 커져 있고, 외국 업체와의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속내는 '이익 늘리기'=이통사들이 위피 의무화 폐지를 주장하면서 겉으로 내세우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 폭 확대'다.

이통사들은 한결같이 '외산 단말기가 국내 보급되면 소비자들은 국내외 단말기 가운데 자신에게 맡는 단말기를 선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소비자 친화적인 차원에서 위피폐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통사들은 외산단말기가 국산에 비해 많게는 40% 가량 저렴해 외산 단말기 유입으로 마케팅 비용이 축소되는 등 막대한 이익을 기대하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는 “외산 단말기는 국내 단말기와 같은 기능을 장착했더라도 많게는 40% 정도 싸다”면서 “외산 단말기의 내수가 본격화 되면 이통사의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위피 의무화가 폐지되면 외산과 국산의 경쟁체제가 형성돼 품질 좋은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요금 인하' 별개=이통사들은 외산 단말기 수입으로 수익성이 상당부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정작 소비자의 요구사항인 통신요금 인하에 대해서는 '불가'입장을 보이고 있다.

외산단말기 도입은 경쟁활성화→품질향상→가격하락→이통사 마케팅비용 축소→이통사 이익 증가→요금인하(이익환원)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이통사들은 이 연결고리에서 자신들의 이익까지만 반영하고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인 요금인하에 대해서는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은 통신요금이 몇 백원 인하됐다고 해도 큰 메리트를 못 느낀다"고 단정하고 "요금인하 보다 고객이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기업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또한 "위피 의무화가 폐지되면 단말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것으로 통신요금 인하와는 아무런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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