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수소연료차 미국 대륙 횡단에 참가해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행사는 수소 연료 자동차의 개발 현황 및 상용화 가능성을 미국인들에게 시연하기 위해 전 세계 9개 자동차 회사가 개발 중인 수소 연료 자동차가 2주에 걸쳐 동부 포틀랜드 시에서 서부 캘리포니아 주 LA시까지 미 대륙을 횡단하는 행사다.
이번 행사의 목적 중 하나는 향후 수소차 개발 및 보급을 위한 정치권의 지원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주최 측은 미국 교통부와 미국 에너지부, 캘리포니아 주 연료전지차 파트너십, 미국 수소 에너지 협회 등을 후원사로 참가시켰다.
참가 기업은 현대(투싼 FCV), 기아(스포티지 FCV), GM(시보레 에퀴녹스 FCV), 다임러(메르세데스 벤츠 F-Cell), BMW(하이드로젠 7), 폭스바겐(투란 하이모션, 티구안 하이모션), 토요타(하이랜더 FCHV), 혼다(FCX 클래러티), 닛산(X-트레일 FCV) 등 모두 9개社다.
지난 14일 13번째 경유 도시인 워싱턴 DC에 도착한 수소차 시범 주행단은 2004년 문을 연 미국 최초의 상용 수소 충전소인 베닝 로드 소재 쉘 수소 충전소에서 11시부터 12시까지 재충전을 마치고, 12시부터 3시까지 워싱턴 중심부 스미소니언박물관 남쪽에 위치한 미국 에너지부 청사에서 수소 연료 자동차들을 전시하고 시승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미 교통부 산하 첨단기술청의 폴 브루베이커 청장은 행사의 출발지인 메인 주 포틀랜드 시부터 워싱턴 DC까지 각 사의 수소차들을 번갈아 시승했다. 특히 출발점에서 브루베이커 청장이 기아차 스포티지 연료전지차를 직접 운전하며 행사를 시작하고, 워싱턴 도착 시에는 투싼 연료전지차를 운전하며 도착했다.
이 행사장에서 클라렌스 울브라이트 에너지부 차관은 정부 지원으로 수소 에너지 저장 연구 프로젝트를 실시할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와 노스웨스턴 대학 등 10개 기관을 선정, 발표했다. 울브라이트 차관은 이 자리에서, 5년에 걸쳐 총 1800만 달러가 소요되는 수소 저장 연구 프로젝트에 최대 1530만 달러를 미 정부에서 지원하기로 결정되었다고 밝혔다. 이 지원금은 부시 대통령이 추진 중인 총 12억 달러 규모의 수소 연료 전지차 개발 지원금의 일부다.
한편 워싱턴에서는 현대 투싼 연료전지차 2대와 기아 스포티지 연료전지차 1대가 전시 및 시승 행사에 참여해 총 1000여명의 관광객 등 일반인들이 관람했으며, 그 중 100여명은 직접 투싼 연료전지차를 시승했다.
현대차는 이번에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스택을 독자 개발해 탑재한 투싼 연료전지차 (FCV) 2대를 참가시켜 독자 개발 기술의 주행 성능과 내구성 검증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GM과 혼다는 동부지역에서만 차량 운행 후 종착지인 LA에서 재 합류하고, 다임러와 폭스바겐은 주기적으로 차량을 교체하는 반면, 현대는 토요타, 닛산, BMW와 함께 동일 차량으로 총 2500 마일에 달하는 전 코스를 완주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2000마일은 수소 충전소가 없어 트럭으로 운송해야 하는 지역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2004년 9월부터 2009년 8월까지 5년간 미국 에너지부에서 주관하는 수소연료전지차 시범 운행 프로그램에 참가해 캘리포니아 주와 미시건 주에서 현재 29대의 투싼 및 스포티지 연료전지차를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며, 올해 8월 중순까지 총 누적 운행거리가 47만6000km에 달한다.
2006년 8월부터 국내에서 시범 운행 중인 차량의 누적 운행거리 22만6000km를 더할 경우, 현대·기아차의 수소연료전지 차량 누적 운행거리는 70만km에 달한다. 따라서 이러한 속도로 상용화를 추진할 경우 2012년 연료전지차 양산 계획을 차질 없이 달성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