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한강도 뚫렸다… 전국 확산 ‘초비상’

입력 2019-09-2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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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축산업자·車 이동 통제... 중점관리지역 수의사 동원령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부 통제선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경기 파주시 적성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고 확진했다.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는 네 곳으로 늘었다. 이번 건을 포함해 △17일 파주 연다산동 △18일 연천 백학면 △23일 김포 통천읍 등이다. 특히 23일엔 한강 이남으로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번지면서 확산 우려를 키웠다. 지금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폐사한 돼지는 다섯 마리, 살처분은 2만여 마리에 이른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농식품부는 이날 인천 강화군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돼지를 발견했다. 이 돼지는 1차 혈청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정밀검사에서도 확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강화군에서도 발병이 확인되면, 정부가 방역 방어선으로 설정한 중점관리지역(파주·김포·포천·동두천·연천·철원) 밖에서 발병하는 첫 사례가 된다.

방역 당국의 감시 능력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3·4차 발병 농가를 각각 20일과 17일 정밀검사했으나, 이때는 음성 판정을 내렸다. 확산을 막을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농식품부는 잠복기에는 정확한 판정이 어렵고, 검사 표본을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입 경로도 아직 오리무중이다. 발병 농장들이 야생 멧돼지 접근을 막기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고, 돼지에게 잔반을 먹이지도 않아서다. 다만 농식품부는 1차 발병 농가를 드나든 사료·분뇨·도축장 차량과 2·3·4차 농장을 오간 차량이 같은 시설을 이용했다는 ‘간접적 역학’은 확인했다. 차량과 차량을 매개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퍼져 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 정오부터 48시간 동안 전국에 ‘일시이동중지(스탠드스틸)’ 명령을 발령했다. 인천과 경기, 강원에 국지적으로 스탠드스틸을 발령한 지 하루 만에 방역 조치를 강화한 것이다. 스탠드스틸이 발령되면 모든 가축과 축산업자와 축산차량의 이동이 통제된다. 통제 명령을 어기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스탠드스틸이 발령되고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돼지고깃값도 다시 들썩이고 있다. 이날 전국의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1㎏에 5336원으로 전날(5029원)보다 6% 올랐다.

접경 6개 시군에 지정했던 중점관리지역도 수도권과 강원도 전역으로 확대했다. 중점관리권역 내의 모든 돼지 농장에는 통제 초소가 24시간 운영되고, 돼지와 분뇨 반출입이 금지된다. 정부는 방역 인력 확보를 위해 중점관리권역 내 민간 임상 수의사에 대한 동원령도 발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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