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매각 공고…한화·포스코·GS·두산 경쟁 '치열한 4파전'
올해 기업 인수·합병(M&A)의 최대 화제인 자산 9조4000억원짜리 대우조선해양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누가 새 주인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의 반대로 실사작업을 한동안 중단됐던 산업은행이 다음주 후반에 매각공고를 낼 것으로 알려졌고, 12일에는 금융위원회가 국회 공기업특별위원회에서 공적자금 투입 기업 중 대우조선해양과 쌍용건설 매각을 연내 마무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포스코,한화,GS, 두산 등 인수희망 업체들은 태스크포스팀(TFT)을 정비하면서 구체적인 자금동원 계획까지 수립하고, 치열한 정보전을 벌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실사가 마무리되면 다음주 후반에 매각공고를 낸 뒤 인수의향서 접수, 예비 입찰, 실사, 본 입찰 등을 거쳐 10월 초께 새 주인(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산업은행은 인수의향서를 받아 인수희망 업체의 적격성을 따진 뒤 예비입찰을 받아 인수 의지를 확인하고 9월 초순부터 약 3주간은 입찰에 참가한 기업들에 실사를 허용할 예정이며 본 입찰은 9월말로 잡혀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은 역시 실탄을 얼마나 확보했느냐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를 위한 제1 요건이 '얼마를 썼느냐'에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시가 총액은 약 7조4000억원. 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합친 지분 50.4%를 사려고 해도 산술적으로 3조7000억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수전이 본격화되면 주가는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고, 경영권 프리미엄이 100% 가량 붙는다고 가정하면 동원해야 할 자금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인수 희망 기업들은 "그 정도는 자신 있다"는 반응들이다.
포스코는 자금력 부문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철강 경기 호조로 6조원에 가까운 현금성 자산을 쌓아둔 것으로 알려졌고, 외부 차입도 문제가 없다는 것.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의 부채비율이 24%밖에 안 되는데 안 빌려 줄 곳이 있겠느냐"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포스코 이사회의 반대 우려에 대해서도 "대우조선해양 같은 기업을 인수하는데 이사회에서 왜 반대하겠느냐"며 "포스코 이사회도 대우조선해양 인수 필요성에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한화건설 등 비상장계열사의 상장을 추진할 경우, 최대 3조~4조원을 확보할 수 있고, 한화건설의 매립지 개발 등과 그룹 자산 매각·유동화를 통해 2조원 이상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더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8·15 특별사면'을 받으면서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한화그룹은 아예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대우조선 인수를 계기로 2017년에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잡았다.
GS그룹은 6월말 현재 지주회사인 GS홀딩스가 자기자본 2조9000억원에 부채가 760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6%에 불과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GS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이들 또한 GS와 공동인수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M&A시장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했던 GS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해외 영업력 확대 등 확실한 비전을 제시,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두산은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대우조선은 상당히 매력적인 회사로 지속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의 중장비 브랜드 '밥캣(Bobcat)'을 인수하면서 인수 금액 49억달러 중 40억달러를 외부 차입금으로 조달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두산은 증권가에서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금융당국은 대기업이 무리한 차입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을 M&A하려는 움직임을 규제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는 총수들의 직접 나서는 등 자존심까지 걸려 있어 오는 10월로 예상되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누가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