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가을날의 여유를 닮은 차, BMW 650i

입력 2008-08-1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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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20대에 가장 행복하고 40대에 가장 불행함을 느낀다고 한다. 30대를 지나며 가족부양의 의무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겹쳐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게 되는데, 그 절정이 40대라는 것이다.

반면 60대가 되면 또다시 행복감 수치가 올라간다고 한다. 자녀를 출가시키고 경쟁사회에서 자유로워지니 홀가분한 분위기에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붕이 열리는 컨버터블을 타고 느끼는 자유로움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상쾌한 바람과 파란 하늘을 보며 달리는 기분은 다른 어떤 차에서 결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BMW가 내놓는 컨버터블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Z4 계열의 2인승 스포츠 로드스터와 328/335i와 같은 4인승 중형 컨버터블 그리고 650i와 같은 럭셔리 컨버터블이 그것이다. 오늘 만나는 주인공은 BMW의 컨버터블 중 가장 화려한 모델인 650i다.

650i가 속한 6시리즈의 기본 뼈대는 사실 5시리즈다. 베스트셀링 세단인 5시리즈의 휠베이스를 조금 줄이고 뒷좌석을 2인승으로 개조했으며, 소프트톱을 달아 완성했다. 1977년 처음 나와 89년에 단종됐지만 2004년 다시 나와 3년 만에 8만대 가깝게 판매되며 완벽히 부활했다.

6시리즈는 하드톱(강철 등의 소재로 만든 지붕)으로 바뀐 3시리즈 컨버터블과 달리 소프트톱(천 소재의 지붕)을 달고 있다. 하드톱보다 모양은 덜 나지만 재질이 가벼워 전체 중량을 줄일 수 있는 게 소프트톱의 장점이다.

올해 새로 선보인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내·외장을 개선해 더욱 세련된 모습으로 태어났다.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사이드 스커트와 넓어진 프런트 스포일러, 오목한 디자인의 리어 스포일러 등이 달라진 부분이다. 또한 더 커진 안개등과 LED 시스템이 적용된 방향 지시등도 외관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BMW의 운전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패들 시프트를 꼽을 수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원래 항공기의 메커니즘에서 따온 것으로, 운전자가 계기판을 내려다보지 않고도 앞 유리에 투영되는 정보를 읽을 수 있어 안전운전에 큰 도움이 된다.

패들 시프트는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메커니즘인데, 스티어링 휠(핸들) 옆에 달린 스위치로 변속을 하는 장비를 말한다. 이 장비는 대부분 기어레버를 수동 위치로 바꿔야 작동하는데, BMW와 몇몇 메이커는 이런 과정이 필요가 없다. 따라서 운전 중 어느 때라도 패들 시프트를 조작하기만 하면 바로 수동 모드로 전환된다. 빠른 변속이 필요할 때나 스포티한 운전을 즐기고 싶을 때 매우 도움이 되는 기능이다.

650i의 연비는 7.3km/ℓ로 썩 훌륭하진 않지만, 대신 이 차는 0→100km/h 가속 5.8초의 쾌감을 선사한다. 고 배기량에 나오는 풍부한 토크(50.0kg·m) 감각 또한 650i의 장점이다

6시리즈가 3시리즈 컨버터블과 구별되는 점 중 하나는 뒷좌석의 여유로움이다. 2780mm에 이르는 넉넉한 휠베이스는 옹색해지기 일쑤인 컨버터블의 뒷좌석에 여유로움을 안겨준다.

6시리즈는 여느 소프트톱 모델들처럼, 지붕을 닫았을 때보다 열었을 때가 더 멋지다. 하지만 이러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날들은 따지고 보면 그리 많지 않다. 한여름 뙤약볕과 한겨울의 눈발을 피할 수 있는 봄, 가을이 컨버터블의 제철인 셈이다. 입추가 지났으니 이제 서서히 가을바람이 우리 곁을 찾아올 것이다. 그런 계절에 나들이를 떠난다면 650i는 매우 멋진 파트너가 되어줄 것이다.

BMW 650i 컨버터블

레이아웃-------앞 엔진, 뒷바퀴 굴림, 2도어, 4인승 컨버터블

엔진, 기어----- V8 4.8ℓ 가솔린 엔진, 367마력/50.0kg ․ m 자동 6단

길이×너비×높이-4820×1855×1373mm

서스펜션 앞/뒤--더블 위시본/멀티링크

타이어 앞, 뒤---245/40R19, 275/35R19

연비, 가격------7.3km/ℓ, 1억7120만원

BEST---------호화로운 실내와 넉넉한 파워

WORST--------가격은 좀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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