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에 무혐의 처분을 내린 데 대해 시민단체들이 “검찰의 졸렬한 늑장 불기소는 납득할 수 없다”며 19일 항고했다.
지난 2015년 7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8개 단체는 국민고발인 2786명을 모아 시민사회단체 대표 8명의 이름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비롯해 국정원 직원 등 14명을 통신비밀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고발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국정원이 해킹프로그램인 RCS(Remote Control System)를 활용해 민간인을 사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성훈 부장검사)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해당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두고 “RCS 활용이 국정원 기술개발부서 부서장(국장급) 승인 아래 진행됐기에 국장 위에 있는 국정원장, 2·3차장이 관여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민변 등은 2015년 대표 고발했던 8명의 이름으로 항고하면서 “국정원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RCS 구매 및 유지보수비로 8억600만원을 사용했는데 억대 예산이 기조실장과 국정원장 승인없이 추진됐다는 검찰 수사 결과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수많은 정황과 증거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불법행위가 제대로 규명되고 처벌되지 않는다면, 국정원 직원들의 불법행위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며 “고검에서 다시 기소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