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빙화' 공연 취소…日 경제 보복 여파

입력 2019-08-0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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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위기에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에 취소 결정

▲국립극단 홈페이지 갈무리.
국립극단이 오는 9월 무대에 올릴 예정이던 근현대극 '빙화' 공연을 전격 취소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친일 행적이 뚜렷한 극작가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에 대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립극단은 5일 공식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2019년 9월 27일부터 10월 13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 예정이었던 근현대극 '빙화'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빙화'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극작가 임선규가 1940년대에 발표한 작품으로, 일제강점기 연극통제 정책에 따라 시행된 '국민 연극제' 참가작이다. 1937년 9월 소련에 의해 연해주로 강제 이주하게 된 조선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당시 극작가로 활동했던 임선규는 태평양전쟁 시기 연극을 통해 일제에 협력하는 활동을 한 것으로 인정되면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

당초 이 작품은 국립극단이 2014년 시작한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의 일환으로 공연될 예정이었다. 국립극단은 일부 연구자들에게만 알려져 있던 친일 연극의 실체를 드러내고, 비판적 성찰을 통해 부끄러운 역사를 바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공연을 기획했다.

국립극단은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심려에 공감하여 기획의도를 참작하더라도 해당 작품을 현 시점에 무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연 취소에 따라 대체 작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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