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제외 영향 없다”는 조선업계... 비결은 '국산화'ㆍ'R&D'

입력 2019-08-0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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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사진제공=현대중공업그룹)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조치가 한국 조선업에 끼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업의 경우 주요 부품의 국산화 작업을 사실상 완료됐고,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일본과 비교해 기술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해서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엔진과 강재(공업, 건설 따위의 재료로 쓰기 위하여 압연 따위의 방법으로 가공을 한 강철)는 선박 건조 시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선박 엔진의 경우 원천 기술을 보유한 덴마크 MAN사와 스위스 WinGD사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ㆍHSD엔진ㆍSTX중공업 등 국내 업체들은 이 두 회사와 기술 제휴 계약을 체결하고 선박용 대형 디젤 엔진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약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까지 대형 엔진 1억7000만 마력과 힘센엔진 1만1500여 대를 생산했다"며 "중형 엔진의 경우 국내 유일의 자체 브랜드(힘센) 보유 중으로 세계 다수의 Licensor(원천 기술 보유사)와 경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3사(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는 대부분 국산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주사의 특별한 요구가 있으면 유럽의 디젤 엔진 등을 사용하지만 대부분 국내 업체가 만든 엔진 사용하고, 일본에서 생산한 엔진 쓰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조선 3사는 후판을 포함한 강재도 국내 철강사(포스코ㆍ현대제철ㆍ동국제강)에서 물량 대부분을 공급받는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주로 선박 건조에 사용되며 건조 원가의 20%가량을 차지한다.

강재 또한 일부 발주처의 요청으로 일본산 부품을 사용할 때도 있다.

그러나 임가공업인 조선업의 특성상 원자재를 일본으로부터 들여와 제조하는 반도체 산업과는 부품 활용성이나 활용 빈도 측면에서 비교가 불가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선제적 R&D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꼽히는 LNG운반선(LNG선)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본 조선사는 대부분의 선박 수주를 자국 선사에 의존하고 있다. 다만 LNG선의 경우 대체가 불가능해 일본 해운사는 '어쩔 수 없이' 한국 조선사에 발주하고 있다.

조선ㆍ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03년부터 올해까지 일본 해운사에서 발주한 LNG선 물량의 50%를 한국 조선사가 수주했다.

일본 조선사의 수주 비율은 41%로 같은 기간 벌크선(81%)이나 컨테이너선(76%) 수주 비율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일본 선사가 한국 조선사를 선택하는 것은 기술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970~1980년대 LNG선 시장을 선점했던 일본 조선사는 1세대 LNG선 모델인 모스 타입을 고집하며 기술 발전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한국 조선사는 멤브레인형 LNG선(화물 적재 공간 넓어 선주사의 비용 절감 가능케 함) 개발에 공격적으로 뛰어 들었고, 오랜 연구개발이 현재의 기술ㆍ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업계 후발주자가 역전을 만들어내는 방법은 R&D(연구개발)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며 "꾸준한 R&D가 오늘날 한국의 LNG 시장 독주로 이어졌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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