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 유명희 "RCEP 협상국, 日 조치 다자무역질서 훼손 우려에 공감"

입력 2019-08-0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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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8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회기간 장관회의 포토 세션. 앞줄에서 4번째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 제공=산업통상자원부)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맞서기 위해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장관회의에서 외교전에 나섰다. 협상국 가운데 일부는 유 본부장 발언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본부장은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8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회기간 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 유 본부장은 화이트 리스트(백색 국가ㆍ전략물자 수출 우대 국가) 배제 등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의 부당함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그는 "일본 측 조치가 WTO 등 국제무역규범에 위배되고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규범에 기초한 무역체제를 지향하는 RCEP 취지에도 배치되며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RCEP 국가 간 역내 공급망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일본 대표단에 수출 규제 철회를 요구했다.

일본 대표로 RCEP 장관회의에 참석한 세로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이번 수출관리 운용 재검토는 안전보장 목적으로 수출을 적절히 관리하기 위해 무역관리 운용 제도를 재검토하는 것이며 WTO (규제에) 전혀 위반되지 않는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역내 무역 원활화를 목표로 하는 RCEP의 기본 정신에 아무것도 어긋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유 본부장은 페이스북에서 "역내 경제통합을 저해하고 공급망을 무너뜨리는 일방적이고 자의적 무역제한조치를 발표하면서 어떻게 RCEP와 관련이 없다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재반박했다.

유 본부장은 이번 회의에서 일부 협상국이 일본의 수출 규제가 다자 무역 질서를 훼손하고 일방주의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한국의 설득에 공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몇몇 협상국 대표가 "일본의 조치가 RCEP 역내 공급망뿐만 아니라 자국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는 게 유 본부장의 전언이다.

앞서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3(동남아시아국가연합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부 장관이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을 앞에 두고 "화이트 리스트를 줄이는 게 아니라 늘려나가야 한다. 신뢰 증진을 통해 상호 의존도를 높이는 게 공동번영을 위해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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