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 죽 쑤지만 온라인서 에어리즘ㆍ크루넥T 등 품절률 최고 80%...회사측 "예년 수준"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온라인에서만큼은 타격을 비껴가고 있다. 봄ㆍ여름 상품이 일부 품귀 현상을 보이는 등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판매율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클로는 판매율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7월 한 달간 매출은 전년도보다 20~30%가량 하락했다. 이를 대변하듯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산한 유니클로 매장을 사진으로 찍어 ‘유니클로 불매운동’을 인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처럼 유니클로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뜸하지만 온라인에서 일부 제품은 품절 현상이 줄을 잇고 있다.
1일 유니클로 공식 온라인몰에 따르면 이날까지 특별 가격에 판매 중인 에어리즘 시리즈와 크루넥 티셔츠 시리즈 등 일부 제품이 동난 것으로 파악됐다.
유니클로 여름 대표 제품인 에어리즘 시리즈 가운데 에어리즘 브라 캐미솔의 경우 4개 색상, 5개 사이즈 총 20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데 그중 5개 제품이 동나 25% 품절률을 보였다. 크루넥 티셔츠 시리즈의 품절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U크루넥T 여성 제품은 11개 색상, 4개 사이즈 총 44개 제품 가운데 20개가 품절 표시로 나타나 45%의 품절률을 보였고, 수피마 코튼(SUPIMA COTTON) V넥T 여성 제품도 7개 색상, 6개 사이즈로 구성돼 총 42개 제품이 판매 중인데 이 중 34개가 동나 81%의 품절률을 기록했다. U크루넥T 남성 제품 역시 46%의 품절률을 보였다.
유니클로 측 관계자는 “품절이 뜬 봄ㆍ여름 시즌 상품들은 물량을 축소한 것은 아니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팔리고 있는 것”이라며 “8월을 전후로 한 이맘 때쯤 이 정도 수준의 품절은 늘 있어왔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보니 여파가 덜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인증하고,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일본제품을 구매할 때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돼 스스로 검열하듯 오프라인 매장을 덜 찾게 된다면, 온라인에서는 비교적 감시 눈길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불매운동의 영향을 덜 받는 것 같다"며 “실제로 일부 속옷 제품이나 여름철 기능성 의류를 제외하고는 국내 브랜드에 반사이익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 유니클로 온라인몰 품절 현상은 어느정도 예견됐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택배 업계의 ‘유니클로 배송 거부 운동’이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점도 품절 현상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의 전국택배연대노조와 공공운수노조의 전국택배노조는 지난달 24일 “유니클로 배송 거부 등 범국민적 반일 물결에 동참을 선언한다”며 유니클로 제품 배송 거부 의사를 밝혔다. 두 노조 소속 조합원은 2500명가량으로, 우체국을 비롯해 CJ·롯데·한진·로젠 등 주요 택배회사에서 활동한다. 현재 유니클로 온라인 몰의 배송은 유니클로 물류센터에서 CJ대한통운이 배송한다.
다만 유니클로 배송 거부 운동은 택배회사에 소속된 정직원이 아닌 개인사업자 신분인 개별 택배기사들만 동참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유니클로 택배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진 않는다는 것. 택배연대노조 측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신분인 택배기사들은 유니클로 제품 배송 거부를 하고 있지만, 택배 회사에 소속된 직원들이 우리가 거부한 상품을 대신 배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 역시 “현재 유니클로 제품은 주문이 들어오면 정상 배송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니클로 측도 택배 업계의 배송 거부 선언 이후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택배회사의 배송 거부 선언 이후 달라진 점이 없다. 다른 택배업체를 늘리거나 하지 않고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