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사업부 2년 내 BEP 달성 목표…올해 1조원 시설 투자
SK이노베이션이 일본 수출규제 품목이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제재가 확장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 해외 소싱 등의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26일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전기차용 배터리 파우치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확산 우려가 있으나 아직까지 가능성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며 “그럼에도 규제 확대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을 면밀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관점에서 소싱을 검토하진 않고 국외에서 시나리오를 수립해서 대응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미래 성장 사업인 ‘배터리 사업’이 2년 뒤 손익분기점(BEP)를 달성하고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은 2021년 BEP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안으로 “서산공장에서의 많은 경험을 기반으로 올해 말부터 가동 예정인 헝가리 공장과 중국 공장에 이를 빠르게 적용할 예정”이라며 “생산 물량이 많이 늘고 있어 국내에서 업체 이원화를 통해 원가 절감을 추진할 계획도 있고 생산성 향상과 수요 개선 활동도 꾸준히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배터리 사업은 올해 전체 자본적지출(CAPEX)인 3조5000억 원 중 1조 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내년에는 투자 규모다 더욱 커질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배터리 부문이 (전체 시설투자의) 약 30%를 차지한다“며 ”내년엔 배터리 사업부의 신증설이 되는 시기라 1조 원보다 상회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배터리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폭스바겐’과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JV) 설립에 대해선 “현재 폭스바겐과의 협력 모색은 원론적인 수준에서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진전이 있으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JV 설립이 취소되고 폭스바겐이 자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에 대해선 “업체 관점에서의 문제라 우리가 판단하긴 어렵다”면서도 “당사 입장에선 수주물량에 대해 2022년부터 공급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SK이노베이션은 본연의 사업인 정유부문에선 국제해사기구(IMO) 2020 시행에 따라 저유황유의 수요가 늘어나며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IMO 2020 효과가 실질적으로 나타날 시점과 관련해 “올해 하반기 이후로 전망하고 있다”며 “특히 4분기에는 선제적으로 선사들의 재고 비축이 이뤄지며 (저유황유) 수요 증가가 본격화 될 것이며 이를 중심으로 정제마진 상승폭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비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는 내년 상반기 VRDS(감압 잔사유 탈황설비)를 완공하고 상업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VRDS는 감압증류공정의 감압 잔사유(VR)를 원료로 수소첨가 탈황반응을 일으켜 경질유 및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다.
회사 측은 “VRDS가 완공되면 연간 2000억~3000억 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6월 말 기준 공사진척도는 75%로, 2020년 5월 상업가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SK이노베이션은 유가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화하면서 원유 수급을 최적화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OPEC의 감산 지속 등 중동산 원유의 조달비용(OSP)이 지속 상승하고 있으나 우리는 미국 원유 비중을 증대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들어오는 원유 비중은 약 20%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3조1036억 원, 영업이익 497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5%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41.6% 감소한 수치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0%, 50.3% 증가하며 다소 개선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5조 9522억 원, 영업이익은 828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액은 1.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7.0%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