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성희롱 무혐의' 검찰 판단 뒤집은 법원 "교사 해임 정당"

입력 2019-07-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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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제자 성희롱 혐의에 대해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더라도 비위 사실이 인정될 경우 해임 징계는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형사 사건에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입증이 필요하지만, 민사 사건의 경우 경험칙에 비춰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어떠한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는 취지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 부장판사)는 최근 중학교 교사 A 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2018년 3월 제자들의 △엉덩이를 만진 행위 △허리를 두드린 행위 △목덜미 안으로 손을 넣어 어깨를 주무른 행위 △허리와 팔 등을 만진 행위 등을 이유로 학교법인 교원징계위원회가 해임 처분을 내리자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 제기했으나 기각당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A 씨는 검찰 수사에서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 만큼 해임 처분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A 씨가 학생들과 접촉한 것은 맞지만 추행의 의도를 가진 고의성을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가 교사의 지위에서 각각의 비위행위로 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학생들이 작성한 진술서에 피해를 본 경위와 장소, 전후 상황, A 씨가 만진 신체 부위, 학생들의 반응이나 느낌 등이 구체적으로 쓰여 있다"며 "수사 기관에서도 진술서에 기재된 사실 자체에 대해 일관되게 진술했고 허위 진술을 할 만한 동기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사가 A 씨의 행위가 추행에 이르지 않거나 추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불기소 처분이 이뤄진 것"이라며 "비위행위 사실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형사상 강제추행에 이르지 않은 성희롱이나 추행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 성희롱도 품의유지의무 위반의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면서 "A 씨가 신체 접촉에 민감한 시기에 있는 학생들의 몸을 만지거나 친 행위는 교육 현장에서 어떠한 이유에서도 허용할 수 없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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