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재 나서달라”…정부 ‘전방위 외교전’

입력 2019-07-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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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전문가 ‘동분서주’…靑, 김현종 안보2차장 美 급파

미 행정부·의회 인사 설득 나서…강경화, 폼페이오와 전화 통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0일(현지시각)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김 차장은 이번 방미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및 의회 인사들과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설명하고 협상 중재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우리 정부가 일본의 경제보복 철회를 위한 대미 전방위 외교전에 나섰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을 깜짝 방문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로 한일 관계 등을 논의했다.

김 차장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 그리고 상·하원(인사들을) 다양하게 만나 한미 간의 이슈를 논의할 게 좀 많아서 출장을 왔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미국에 중재를 요청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 이슈도 당연히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 한일 갈등을 해소할 중재자 역할을 설득하기 위한 행보다. 김 차장은 이번 방미 기간에 카운터파트인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보 회의(NSC) 부보좌관을 비롯한 행정부 관계자들과 의회 인사들을 만난다.

김희상 외교부 양자 경제외교 국장도 이날 워싱턴 D.C.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에 일본이 취한 수출규제 조치는 전 세계 교역질서를 교란하는 조치로, 그런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할 것”이라며 “일본의 조치 자체가 미국의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대해 미국 쪽에 상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11일 롤런드 드 마셀러스 미 국무부 국제금융개발국장, 마크 내퍼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 등과 회동한다.

아울러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르면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나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다.

아프리카를 방문 중인 강 장관은 10일 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일본의 무역제한 조치가 한국 기업에 피해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 체계를 교란시킴으로써 미국 기업은 물론 세계 무역 질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이는 한일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 및 한미일 3국 협력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이해를 표명했다고 한다.

이같이 한국 외교·통상 전문가들이 줄줄이 대미 접촉을 통해 미국의 중재역을 요청하고 있지만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현재 미국은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데다 일본의 이번 경제보복이 미국과의 사전 교감이나 묵인이 있었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서다. 특히 한일 모두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점에서 한쪽 편을 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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