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업종·종목은 증권사별 차이 심해 신중한 투자 필요
8월 국내 주식시장이 연중 최저치까지 추락했던 7월보다는 상황이 개선되지만 변동성이 심한 장세는 여전할 전망이다.
7월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 국제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의 페니매와 프레디맥으로 불거진 제 2차 모기지 사태로 인해 지난 16일에는 장중 1500선이 무너지면서 1488.75까지 추락했고, 종가 기준 올해 최저치인 1507.40까지 밀리기도 했다.
또한 6월9일부터 매물을 쏟아내기 시작한 외국인은 7월23일까지 33거래일 연속 순매도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아울러 24일 단 한차례를 제외하고 30일까지 순매도를 기록하며 이 기간동안 9조6686억원 어치를 팔아치워 단일기간 사상 최대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29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비중은 2001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30% 밑으로 떨어진 29.89%를 기록했다.
하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 기조 등을 바탕으로 미국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도 완화되고 있어 외국인의 매도 공세 또한 7월보다는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일부 대외 변수와 국내 경제 문제에 대한 고민들이 새롭게 악재로 부상하고 있어 변동성이 심한 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등해도 1700선 중반이 한계
30일 현재 8월 증시전망을 발표한 국내 9개 증권사들의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8월에 낮게는 1450포인트에서 높게는 1730포인트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저점 기준으로는 삼성증권이 가장 낮은 1480포인트를 제시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6개월 기준 지수로 1450포인트를 제시했다. 그 외의 증권사들은 1509에서 1560까지 전망해 7월 증시에서 지지선을 확인한 1500선 아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지수 고점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6개월 기준 지수로 1850포인트를 제시해 가장 높았으며 굿모닝신한증권과 메리츠증권이 가장 낮은 1680선을, 그 외의 증권사들은 1700에서 1730포인트를 제시해 대체로 1700선 전후에서 고점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 하향 기조 확인은 긍정적
6월 들어 13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는 7월에 150달러까지 넘보기도 했으나 최근 하락세를 보이면서 어느덧 12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 하락이 세계경기의 둔화를 반영하는 만큼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도 동반 하락하는 등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압력이 완화되고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부에서는 국제유가 하락이 글로벌 경기의 침체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에는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주장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현재 120일선인 120달러를 하회한다면 글로벌 경기에 대한 판단을 다시 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국제유가가 120일선 아래로 내려가더라도 이는 경기 위축보다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했던 것의 반작용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진정된다면 인플레 압력 진정→금리 안정→유동성 호조, 위험선호도 증가→금융시장 신용경색 완화→미국경기 바닥권 통과→글로벌경기 완만한 회복→주식시장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상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지정학적인 불안요인이 있으나 수요조정의 지속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가하락은 물가안정과 경기회복에 기여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금융시장 최악의 사태 확산 안될 것
또한 국제 증시를 압박하는 미국 신용위기 역시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되지만, 미국 정부와 FRB의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최악의 사태로는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부동산발 미국경제 침체 자체는 지속되고 있지만, 미국의 프레디맥과 페니메에 대한 사실상의 정부신용공여건이 미국의 상하원을 통과하면서 신용위기에 대한 최악 우려도 점차 잦아들고 있다"며 "또한 8월5일로 예정된 FOMC에서도 당장 인플레이션 우려보다는 미국의 경기침체 논란 때문에 긴축적 스탠스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매우 유보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성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CDS 프리미엄이 빠르게 하락하며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있어 미국 주식시장도 안도랠리가 진행중"이라며 "점차 미국 금융기관들의 CDS 프리미엄이 안정을 찾아감에 따라 외국인들의 이머징 마켓 매도 국면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훈 한화증권 센터장도 "금융시장 개선에 대한 인식이 본격 확산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악재의 선 반영효과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시장의 불안정한 상태를 완화시키는데 기여할 전망이어서, 지나치게 비관적인 시각으로 대응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국내 불안요인이 오히려 문제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증시 외부의 우려들은 안정화되는데 반해 우리 경제 내부의 문제에 대한 일부고민들의 주가의 악재로 서서히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박효진 연구원은 "중국의 긴축, 국제적인 인플레이션, 미국의 신용경색, 세계경제 침체의 화두가 아니라, 국내 금리인상과 긴축, 국내 기업실적 악화, 국내 부분적 신용경색, 국내 내수침체 라는 화두가 여름 이후 겨울장세까지 주요 화두가 되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주 팀장은 "8조원을 상회하고 있는 매수차익잔고가 8조원을 넘어서 수급상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며 "베이시스가 축소될 경우 프로그램 매도로 출회될 수 있는 차익잔고 물량은 최대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이 경제를 지탱하는 구조로 점차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전체 수출 비중의 약 38%를 점유하고 있는 아시아의 경제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어 향후 수출 경기의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대출 증가와 이자율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있어 가계의 가처분 소득은 감소하는 등 내수 소비의 취약성도 부각되고 있다"며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까지 겹칠 경우 내수 소비 악화는 불가피해 결국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 등 경기 부양 정책과 환율, 금리 등 거시 경제 변수에 대한 정책 방향이 향후 경기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8월증시, 투자전략은?
이처럼 8월 증시는 국제유가 하락 및 미국 신용경색 우려의 완화 가능성과 국내 경제 문제 등의 복잡하게 얽히면서 변동성이 심한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각 증권사별로 유망할 것으로 전망하는 업종 및 종목들에 차이가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낙폭과대 관심 종목으로 LG전자, 현대제철, KCC, 대림산업, SK에너지를, 실적 호전 관심 종목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효성, 신세계, LS, KT&G, 오리온을, 중소형 관심 종목으로 LG패션, 성광벤드, 화인텍, 동양기전, 성우화이텍을 제시했다.
조성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당사의 MTP모형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는 소재, 금융, 필수소비재 업종과 함께 SK에너지, 한국철강, 동국제강, 현대제철, 현대중공업, 전북은행, LIG손해보험,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전력을 신규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8월 주식시장이 7월에 이어 또 다른 저점을 만드는 과정으로 진행된다면 매수 관점에서 시장 대응에 나설 것을 권한다"며 "8월 대우 모델포트폴리오에서는 상대적으로 이익 안정성이 높은 소재, 경기관련소비재, 필수소비재, 의료 섹터의 비중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S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경기 하강과 금융불안 가능성은 내수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상대적으로 수출 경기는 양호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성과 하반기 글로벌 수요 불확실성으로 모멘텀은 둔화되고 있다"며 "시장이 등락국면에 놓이면서 특정업종의 주도보다는 가격 논리를 중심으로 순환매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