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결과는 하나님 뜻” 회장님 한마디에 추풍낙엽 바이오주

입력 2019-07-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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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결과는 하나님 뜻” 회장님 한마디에 추풍낙엽 바이오주

바이오 업종이 대표이사 말 한 마디에 홍역을 치루고 있다. 임상시험 관련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직접 나섰지만, 오히려 시장의 불안을 부추긴 모양새가 됐다. 전문가들은 실제 확보된 데이터를 확인하고 투자할 것을 조언한다.

지난 28일 박동현 메지온 대표는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유데나필 임상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전날 유데나필 임상3상이 실패했다는 소문이 돌려면서 주가가 28% 급락한 상황이었다.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임상현황을 설명한다는 소식에 불안한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과거 메지온이 7월 초 유데나필 탑라인데이터를 저널에 게재하는 방식으로 성과를 보이겠다고 고지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 주가가 급락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동현 대표가 본인의 불찰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데이터, 일정 발표 대신 “임상시험 결과는 하느님의 뜻”이라는 대답을 반복해 주주들의 원성을 키웠다.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기업설명회가 시작된 3시부터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해 23% 하락했다.

이에 지난달 30일 메지온은 회사 홈페이지에 주주서한을 올리면서 재차 해명에 나섰다. 임상 진행에 대한 사실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기업설명회에서 주주들이 요구한 자사주 매입은 법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에 불가능하며, 대신 임상3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절대 추가로 매도하지 않겠다고 확언했다.

27일에는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긴급 설명회에서 신약 ‘리보세라닙’의 임상시험 소식을 전하면서 곤역을 치렀다. 진 대표는 설명회에서 리보세라닙 3상 탑라인 결과에 대해 1차 유효성 평가 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이 내부 임상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발언하면서 임상 실패 논란으로 이어졌다.

주가도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29일 추가로 주주 호소문을 통해 “언론에서 일관되게 임상실패로 정의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전하기도 했다.

비슷한 사례로 지난해 4월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가 긴급 기업설명회가 있다. 당시 이 대표는 당뇨병성족부궤양 줄기세포치료제 임상시험은 미국과 한국에서 환자 등록을 시작하지 못해 일정이 수개월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빨리 올랐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연일 급락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바이오 기업 주가는 실적이 아닌 기대감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며 “특히 정보 비대칭성에 취약한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내부 정보를 잘 알고 있는 대표이사의 한 마디 한 마디에 투자방향을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바이오 쇼크’를 시작으로 바이오 기업에 투자할 때 임상시험 기대치가 아닌 데이터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이 임상 3상 데이터 공개시점을 연기하고, 결과를 발표하기도 전에 자금조달 이슈가 불거지면서 전체 제약바이오 섹터 내 기업들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며 “이제 막연한 기대감 보다는 실제 임상 결과에 기반한 투자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오세중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메지온과 헬릭스미스의 임상 3상 결과와 신라젠 무용성 평가가 모두 확인되기 전까지는 투자 심리 개선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임상데이터 기반으로 R&D 마일스톤 예상되는 기업 위주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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