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韓 -0.4% 逆성장할 때, 인도·폴란드 1.4~1.5% 성장

입력 2019-06-3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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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5분기 만에 감소세 전환... 인도·中 1.4%, 美 0.8% 성장... 올 韓 경제성장률은 2.4% 전망... 인도 7.2% 中 6.2% 인니 5.1%

한국 경제를 둘러싼 저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미국과 동유럽 국가는 국제 경기 하향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표를 거두고 있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달 12일 발표한 주요 20개국(G20) 1분기 잠정 성장률(전 분기 대비)에 따르면, 한국은 성장률이 공개된 17개국 중 16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올 1분기 경제 성장률은 -0.4%로 2017년 4분기(-0.2%) 이후 5분기 만에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올 1분기 성장률은 2008년 4분기 -3.3% 성장률을 기록한 이래 10여 년 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표다. G20 국가 중 한국보다 성장률이 낮은 나라는 제조업과 광산업 부진으로 장기 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0.9%)밖에 없었다.

OECD가 5월 발표한 ‘OECD 경제전망(OECD Economic Outlook)’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OECD 회원국 35개국 가운데 아예 꼴찌였다. OECD 회원국 중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멕시코(-0.2%), 라트비아(-0.1%), 노르웨이(-0.1%), 칠레(-0.02%) 등 다섯 나라뿐이었다.

한국이 부진에 빠진 사이 신흥국들은 성장동력을 유지했다. G20 국가 가운데는 중국과 인도 경제가 나란히 1.4%씩 성장하며 가장 좋은 성적표를 거뒀다. 터키(1.3%)와 인도네시아(1.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셰일 호황과 무역 전쟁 등으로 공격적인 경제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 역시 0.8%로 5위에 올랐다.

시야를 OECD 회원국 전체로 넓히면 동유럽 국가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폴란드와 헝가리는 올 1분기 1.5%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OECD 내 성장률 1, 2위에 올라섰다. 두 나라를 포함해 리투아니아(1.0%), 슬로바키아(0.9%), 슬로베니아(0.8%) 등 OECD 성장률 상위 10개국 중 5곳이 동유럽 국가다. 저렴한 인건비가 강점인 동유럽 국가들은 서유럽의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국가와는 달리 한국의 성장동력이 앞으로도 회복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심각하다. OECD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2.4%로 지난해(2.7%)보다 0.3%포인트(P)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로 잡은 2.6~2.7%보다 0.2~0.3%P 낮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3.2%)와 비교해도 0.8%P 밑돈다. OECD 전망이 맞는다면 올해 성장률은 2012년(2.3%)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다른 대내외 기관의 전망도 비슷하다. 최근 국책 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은 잇따라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2.4%로 낮췄다. 국제 신용평가사가 예상하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더욱 비관적이다. 피치는 2.0%, 무디스는 2.1%를 예상했다. 대외 경제 여건 악화와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 부진이 악영향을 미쳤다.

세계 경제가 둔화하지만 두각을 나타내는 나라들도 있다. 폴란드는 올해 4.2% 성장하며 OECD 회원국 중 최고 성장률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와 아이슬란드 등의 예상 성장률도 각각 4.0%, 3.9%였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미국이다. OECD는 미국이 올해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노믹스를 앞세운 미국은 지난해 한국과의 성장률 경쟁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대내외의 예측대로면 올해도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 6.6%에서 올해 6.2%로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소비, 투자가 모두 안 좋은 데다 그나마 괜찮았던 수출까지 막혀가고 있다”며 “인적자원 개발과 기술력 향상에 투자를 집중하고 업종 특성에 맞는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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