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도외시(度外視) ②

입력 2019-07-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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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불필요한 것은 도외시하며 살 필요가 있다. 그런데 관심을 가져야 할 데에는 도외시하고 관심을 갖지 않아야 할 것에는 오히려 불필요한 관심을 많이 갖는 경우가 많다. 이웃에 대해서도 도외시하고, 국가나 민족, 심지어는 부모에 대해서도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다. 도외시하는 것이 간편하게 느껴질지 모르나 진정한 행복은 그런 도외시를 통한 나만의 간편한 생활의 추구에 있는 게 아니라 서로의 관심과 배려 속에서 교감하는 정과 싹트는 사랑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른바, ‘혼족’들은 남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게 귀찮아서 나 또한 다른 사람의 관심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강변할지 모르지만 사람치고 남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개나 닭, 소나 말과 같은 동물도 관심을 받고 싶어 애를 태우는데 말이다. 주변을 도외시하는 것이 내 길을 더 빨리 가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 아래 정의나 의리를 도외시한 채 약삭빠르게 살다가 결국은 배반을 당하고, 주변의 사람을 도외시하다가 결국 사람은 다 떠나보내고서 동물을 안고 살고…. 도외시는 스스로 불행을 향해 달려가는 길이다. 주변을 도외시하려는 생각보다 이웃에게 관심을 갖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설령 이웃이라고 해도 철저히 도외시해야 할 때가 있다. 도저히 소통할 수 없는 상태로 억지를 부리거나 생떼를 쓸 때가 바로 그런 때이다. 자신의 편리를 위해 전략적으로 남을 도외시하는 일도 없어야겠지만 무리한 행동으로 도외시당하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다. 서로 어울려 사는 세상이 행복한 세상이다. 그래서 맹자는 “독락불여중락(獨樂不如衆樂)”이라고 했다. “혼자 즐기는 것이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혼자 집 안에 앉아서 응원을 하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응원하는 것이 훨씬 즐겁기 때문에 우리는 상암동 경기장에 모여서 대형 스크린을 함께 보며 우리 축구선수들을 응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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