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M&A’ 노렸던 스털링, 한신기계 지분 매각 왜?

입력 2019-07-01 07:41수정 2019-07-0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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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위축에 2년 동안 실적 부진… “인수가치 낮아졌다” 판단한 듯

한신기계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던 외국계 투자회사 스털링 그레이스 인터내셔널 엘엘씨(이하 스털링)가 최근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로 변경한 데 이어 지분 매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털링은 조세피난처인 케이맨제도에 있는 미국계 투자회사로 2015년 말 한신기계 주식(지분율 5.25%) 보유 사실을 처음으로 공시한 이후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려왔다. 2017년 2월 스털링은 한신기계의 지분 14.44% 보유 사실을 공시하면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변경했다.

이후에도 지분을 꾸준히 사모은 스털링은 같은해 10월 지분을 17.18%까지 늘리며, 최대주주인 최영민 대표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보유지분(20.94%)을 바짝 쫓았다.

당시 IB(투자은행) 업계 일각에서는 스털링이 한신기계의 경영 참가를 선언한 것을 두고 적대적 M&A를 선포한 것으로 해석했다. 스털링은 2014년 대창단조의 지분 1%를 사들인 뒤 주주 제안에 동참하는 등 행동주의 펀드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년 반 동안 추가로 지분을 늘리지 않던 스털링은 5월 말 돌연 한신기계의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가에서 단순 투자로 변경했다. 이어 이달 26일에는 보유지분 3.06%(99만1372주)를 장내 매도했다. 스털링이 한신기계 주식을 매도한 것은 처음이다.

스털링이 한신기계의 지분 보유 목적을 변경한 데 이어 지분 매도까지 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실적이 꺾이면서 인수 가치가 낮아져 지분을 매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신기계는 1969년 설립된 공기압축기 시장 국내 1위 업체다. 설비 기계 업종인 이 회사는 경기 영향을 크게 받아 경기 위축 탓에 실적이 2년 동안 부진했다. 2016년 627억 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533억 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 역시 2016년 87억 원 이었으나 매년 줄어 2018년에는 48억 원으로 감소했다. 올해도 경기 전망이 밝지 않아 실적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다.

주가도 실적과 함께 하락했다. 스털링이 5.2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2015년 12월 29일 기준 주가는 2385원이었고, 보유 목적을 경영 참가로 변경할 당시인 2017년 2월 8일 기준 주가는 3045원이었다. 2017년 5월 4600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지난달 28일 기준 현재 1900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스털링의 입장과 관련해 업무 담당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의 대표 변호사와 수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한신기계공업 측은 “주식 보유 관련해서는 회사는 보유자가 아니기 때문에 답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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