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동나비엔 핵심기술 빼낸 직원들 5000만 원씩 배상"

입력 2019-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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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투데이 DB.)

경동나비엔의 핵심기술이 담긴 보안자료를 탈취한 중소기업과 직원들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62부(재판장 염호준 부장판사)는 21일 경동나비엔이 보일러 제조업체 A 사와 직원 3명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금지 등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A 사와 직원 3명은 경동나비엔에 각각 5000만 원을 배상하고 핵심기술이 담긴 문서와 파일을 모두 폐기해야 한다.

2009년 경동나비엔에 입사한 직원 B 씨는 2013년 A 사로 이직하면서 '콘덴싱 가스보일러 회로사양', '콘덴싱 온수기 제어프로그램' 등 여러 개의 파일을 컴퓨터 외장 하드드라이브와 USB에 담아 반출했다. 이후 해당 파일들을 C 씨와 D 씨에게 전달하고 '보안자료니 다운받고 지우기 바람'이란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D 씨도 경동나비엔에서 A 사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온수기와 관련한 영업비밀을 6회에 걸쳐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D 씨는 A 사로 이직했으나 경동나비엔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다른 회사에 입사한 것처럼 서류를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경동나비엔은 A 사가 이들을 통해 입수한 자사의 핵심 기술을 신제품 개발에 사용했다며 법인과 직원들을 상대로 3억 원씩 총 12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아울러 핵심기술과 관련된 자료를 모두 폐기하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영업비밀 침해 행위는 A 사를 주축으로 직원 3명이 가담하면서 이뤄졌다"며 "피고들은 공동불법 행위자로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 사는 영업비밀을 취득하고도 보일러 개발에 실패해 매출 등에 직접적인 이득을 보지 못했다"며 2억 원의 배상액을 인정했다.

경동나비엔의 핵심기술 폐기 요청에 대해 "압수수색 당시까지도 A 사 사무실 내 업무용 PC에 저장돼 있었던 점, 동종 업계에서 활용할 가치가 큰 점 등을 종합하면 보관 중인 문서와 파일 일체의 기록물을 폐기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A 사와 직원 3명은 2017년 업무상 배임, 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항소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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