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매수·1600선 회복, 반등의 신호인가?

입력 2008-07-25 08:07수정 2008-07-2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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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그토록 바라던 외국인 매수세가 34거래일만에 터졌다.

이에 기관까지 매수에 가담하면서 지난 3일 1600선이 무너졌던 코스피지수는 이날 1620선까지 단숨에 회복했다.

외국인은 전일 34거래일만에 1805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관도 1473억원 어치를 사들여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의 이같은 매수 전환과 지수 상승의 원인은 120달러 초반대로 떨어진 국제유가의 하락과 이로 인한 미국 증시의 상승세, 그리고 이날 전해진 미국 의회가 모기지 보증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구제안을 가결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침체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이같은 매수 전환이 기조적인 매매 패턴의 변화인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주가의 추세적인 상승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유가의 급락이 성장둔화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시그널과, 미국 주택시장의 안정과 채무자들의 상환 능력 개선 조짐이 가시적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정부의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에 대한 구제책이 의회를 통과해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펀더멘털의 변화가 없는 이상 그 약발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 모기지 금리가 급등세를 보임에 따라 대출자들의 월 상환금액 역시 자연히 늘어날 것으로 보여, 주택수요 감소와 소비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 금융주 반등을 매개로 한 기술적 반등이 이어질 수 있다"며 "하지만 신용경색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어닝시즌이 진행됨에 따라 기업들의 향후 이익 추정치가 점차 하향 조정되고 있어 반등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의 추세적 하락 지속을 생각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으로 판단된다"며 "또한 글로벌 인플레 상승 과정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그에 따른 글로벌 긴축 기조, 그리고 올림픽 전후한 시점에서 중국 경기 모멘텀 약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여전히 보수적 투자 전략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우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전일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은 대차거래 포지션의 청산일지, 기조적 변화인지는 정확한 자료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며 "향후 국제유가의 동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매수세를 견지할 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가장 영향을 크게 준 것은 국제유가로, 국제유가 변동이 외국인 매매 패턴은 물론 시장 방향성의 키를 쥐고 있다"며 "만일 국제유가가 120달러 아래로 떨어져 안정화를 보인다면, 국제유가를 급등하게 만든 투기성 자금은 청산 압력을 받을테고 이들 자금은 결국 이머징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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