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하이테크 제품 주요 생산국 아냐”
CNBC방송은 그러나 다수의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미국은 하이테크 제품의 주요 생산국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이 대미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더라도 미국이 받을 타격을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이먼드제임스의 에드 밀스 공공정책분석가는 “일반적 전제로 (희토류 수출 중단이)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가벼운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그것이 중국이 희토류 수출 중단 ‘방아쇠’를 당기지 않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레이먼드제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를 담당했다. 그러나 미국이 제조업 등 분야에서 소비하는 희토류 양은 전 세계 희토류의 9%에 그친다. 밀스 분석가는 “(미국의 희토류 소비량이 많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며 “미국은 희토류와 연관된 하이테크 제품 생산 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PC나 스마트폰, 평판 디스플레이 등 소비자 가전과 전기차 배터리, 풍력 터빈, 레이저, 섬유광학 등 산업용 제품은 간단히 말해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고 중국 또는 아시아 국가들에서 생산된다고 부연했다.
웰스파고 역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은 미국 제조업자들의 생산 비용을 올리거나 생산을 지연하는 효과만 있을 뿐 ‘비장의 카드’가 되진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이 과거에도 희토류를 무기로 사용했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지난 2010년 중국이 희토류 생산을 중단해 가격이 치솟자 오히려 다른 국가로 하여금 희토류를 자체 생산해야 할 유인을 제공했다고 은행은 설명했다. 또 수요가 줄어들면서 제조업체로 하여금 희토류를 적게 사용할 방법을 찾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웰스파고의 존 라포지 자산 전략가는 다만 중국이 기타 희토류 생산국에 대미 수출 중단을 설득할 경우 미국 제조업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CNBC에 따르면 중국 역시 이런 점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희토학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가 연 컨퍼런스에서 미국은 중국이 아닌 말레이시아나 일본 등에서 희토류를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는 것은 실제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소비하는 희토류의 80%는 란타넘과 세륨으로 이 두 원소는 세계 매장량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레이먼드제임스와 BoAML은 각각 석유 정제 산업과 자동차 산업 분야가 가장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에 대비해 부지런히 자구안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화학기업 블루라인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10%를 담당하는 호주 광산업체 라이너스(Lynas)와 미국 텍사스에 희토류 분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고, 미국 국방부는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을 축소하는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